크리스마스 선물

by 달 산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면서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했다.

선물이라는 것은 늘 마음을 담는 행위라고 말하지만, 동시에 아주 솔직한 기준이 드러나는 물건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는 조금 더, 누구에게는 조금 덜. 마음의 거리만큼이나 선물의 ‘급’도 자연스럽게 나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나뉨이 유독 싫었다.

누군가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 누군가에게는 덜 신경 쓴 무언가를 건네는 일이 마치 관계의 서열을 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런 계산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론은 단순했다. 모두에게 같은 마음으로, 같은 선물을 보내자.

선물을 고르는 과정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가격도, 크기도, 포장도 기준이 하나였고, 누구를 더 생각해 덜 생각해할 필요가 없었다. 포장을 하고 메시지를 쓰면서 알게 됐다. 중요한 건 선물의 무게가 아니라, 보내기로 결정한 마음 그 자체라는 것을.

모두에게 같은 선물을 보낸다는 건

모두를 똑같이 사랑한다는 뜻은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관계를 비교하지 않겠다는 선택이고,

마음을 저울에 올리지 않겠다는 태도에 가깝다.

사람과의 관계는 늘 미묘해서

조금만 방심하면 쉽게 서열이 생기고, 거리가 숫자로 환산된다.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얼마나’가 아니라 ‘함께’라는 감각을 택해보기로 했다.

작은 선물 하나와 짧은 메시지.

그 안에 담긴 건 거창한 사랑도, 깊은 의미도 아니고

그저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인사였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적어도 나에게는.


감사하게도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독자님들께도 같은 메시지로 인사 전해드리고자 한다.

행복한 성탄과 새해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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