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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r Kwak Dec 28. 2023

건축 사진, 스케치 기초부터 따라하기 - 이훈길

(도시건축부터 인테리어까지 사진과 스케치로 이야기하다) [독서후기/서평]


사진과 스케치. 그리고 이 두 가지는 건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건축물 사진과 건축 스케치로 말입니다. 그리고 건물의 높이나 실내외 구분에 따른 촬영법, 셔터 속도와 조리개 조절, 시점에 따른 원근 표현 등에 대해서 건축 사진의 기본 원리에서 시작해서, 소점별 투시도, 도시를 상자로 이해하기 등의 건축 스케치 기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과 스케치에서 세분화된 건축 사진과 건축 스케치는 아무래도 일반 사진과 스케치보다 분명히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을 것입니다. 가만히 있는 건축물이지만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건물의 형태가 달라지고, 특히 건축물은 시간, 그리고 빛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죠. 그러한 이야기들을 이상훈 님은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칼럼을 기재하고, 건축 설계 일을 하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그 속에 담겨있는 노하우들이 가득했던 책이었습니다.


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눈치를 채셨겠지만 저는 건축학도입니다. 건축공학이지만 건축학에 관심이 많아 대학시절에는 과동아리 사진반에 가입을 하여 선배들과 열심히 건축물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등 꽤나 사진에도 열정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독일로 건축 공부를 조금 더 하러 떠난 이후에는 건축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더 넓어졌다고 생각도 하고 있는, 그런 건축학도이자 건축과 관련돼서 먹고살고 있는 1인입니다. 그렇기에 건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사진과 스케치로 이야기를 하는 작가님의 이야기는 공감도 많이 가고,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스케치는 몇 년 전부터 흥미를 느끼고 연필로, 모나미 볼펜으로 등등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취미로 즐겁게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늘 항상 취미로 만들지 못하고 어려움과 난관에 부딪히는 저의 모습 속에서 스케치 부분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건축 사진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 2장과 건축 스케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2장에서 작가님은 본인의 사진과 스케치를 토대로 어떻게 건축물을 입체적이고 미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건축 사진이라는 것이 단순히 건물의 외양만을 담는 것이 아니라 그 건축물을 둘러싸고 있는 테마와 촬영자의 관점, 그리고 의도가 반영되어야 할텐데요, 어떻게 그런 것들을 잘 담아낼 수 있을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좁은 거리에서 찍는 법, 높은 곳에 있는 건축물을 담아내는 법, 실내에서 촬영하는 법 등 다양하고 제한된 상황 속에서 촬영을 이어나가는 팁까지 함께 알려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3장에서는 건축 스케치가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에게 이야기를 하듯, 가장 기초가 되는 투명지 등을 활용해서 스케치를 하는 법에서 시작해서, 단순하게 건물을 박스화해서 그리는 방법, 복잡한 도시나 건물 전체를 하나의 대상으로 보고 가장자리 윤곽선을 그리는 법 등 효과적인 스케치 방법들을 점차적으로 조금은 난이도 있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축 사진도 건축 스케치도 어렵고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누구나 쉽게 따라해볼 수 있고 흥미를 느낄 수 있게끔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그 기본 원리부터 노하우에 이르기까지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축 사진이면 건축 사진, 건축 스케치면 건축 스케치 하나의 표현 수단에 집중해서 책을 출판했던 기존의 책들과 달리 2개의 표현 기법을 모두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가님의 이야기 속에서, 표현 수단은 다를지언정 그 속에서 건축물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방법은 동일하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본인만의 표현 수단이 있고, 그를 통해서 본인을, 본인의 건축에 대한 철학과 관점을 표현해 낼 수 있음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건축이라는 것이 우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 있는 것이기에, 요즘은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본인의 집을 직접 설계해보기도 하고, 직접 시공을 해보기도 하는 등 건축을 점점 우리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렇게 건축 사진과 건축 스케치에 대해서 알아보고 그 속의 세계들에 대해서 이해해 보는 건 어떨까 생각을 해봅니다.


건축학도와 건축을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건축 사진과 건축 스케치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사람으로서 저는 무척이나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건축 사진과 건축 스케치에, 그리고 나아가 건축 그 자체에 조금 더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라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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