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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r Kwak Jan 11. 2024

이방인 - 알베르 카뮈 [독서후기/도서서평]


이방인. 책의 내용을 누군가에게 설명하지는 못해도 이 책의 제목을 아는 사람은 참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이 책의 첫 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는 많은 이가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책입니다. 사실 저도 이방인이라는 제목은 수도 없이 들어보았기에 당연하게도 언젠가 "읽어 보았던" 책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이번에 읽으면서 느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이번에 처음 읽었다는 것을요.


이 책은 '영웅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서 진실을 위해서는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뫼르소라는 인물을 통해 기존의 관습과 규칙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교육을 받았지만 신분 상승 욕구나 야심이 없고 생활의 변화를 원하지 않는, 이상할 정도로 주위에 무관심한 청년으로서  알제에서 선박 중개인 사무실 직원으로 일하는 뫼르소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소설은, 그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후 세상에서 이방인이 되어 버리는데, 변호사와 재판관, 사제 등 그를 도우려는 누구도 뫼르소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그 또한 주위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서 자신을 둘러싼 것들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뫼르소의 삶, 죽음에 이르러서야 신앙과 구원의 유혹을 떨치고 자기 자신과 세계를 똑바로 마주하게 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억압적인 관습과 부조리 속에 살아가는 고독한 현대인의 초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에는 뫼르소 이외에 토마 페레스, 셀레스트, 마리 카르도나, 살라마노, 레이몽 셍테스, 마송 등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요, 뫼르소와 그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들 캐릭터 하나하나의 성격들을 잘 살펴보면 이 책이 주는 결론, 고독한 현대인의 초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인물들 하나하나가 뫼르소와 작은 실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고독하고 자신만의 고독 안에서 싸움을 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 잘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책을 한번 읽고는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주된 메시지인 "현대인의 고독", 특히 "억압적인 관습과 부조리 속에 살아가는 고독한 현대인의 초상"을 쉽게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읽는 동안 무언가 설명하지 못할 것 같은 이끌림이 계속해서 남았고, 책을 읽은 후, 다른 책을 읽는 동안 뫼르소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 다음 책을 완독한 후 다시 한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독을 하는 책을 그리 많지 않은 편인데요, 특히 이렇게 단기간 내에 재독을 한 책은 이번 이방인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방인이라는 이 유명한 소설을 읽고 느낀 바가 처음에는 크지 않았기에, 무언가 내가 잘못 이해한 건가 하는 느낌에 재독을 결심한 것도 있긴 하지만, 뇌리에서 쉽게 잊히지 않는 뫼르소의 초상이 마음에 걸렸었습니다.


그렇게 재독을 한 후에 조금이나마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게 된 것 같았습니다. 삶의 부조리는 개인의 욕구와 사회의 현실의 불일치에서 오는 것이며, 이 부조리를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인간의 기본조건이라고 이야기하는 카뮈의 메시지는 법정에서 마음속으로 자신의 생각을 뇌까리는 뫼르소의 장면에서 절정으로 다가왔습니다. 모두가 자신을 위해서,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 본인도 잘 이해하지 못하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타인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는 성급한 결론 속에 본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느끼는 자면에서, 그의 고독함은 절정에 달하고 있었습니다. 그 작은 감방에 가고 싶은 마음만이 남을 정도로 말이죠. 


그리고 문학을 전공한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실존주의 무학의 정수라고 평가를 하고 있는데요, " 죽음이라는 한계 상황 앞에서 인간의 노력이란 것이 얼마나 부질없으며 한편으로는 그 죽음을 향해 맹렬히 나아가는 인간존재가 얼마나 위대한지 생각할 수 있게 한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죠. 사실 그런 의미에서는 저는 아직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실존주의 문학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고, 그들이 말하는 이 책의 의미를 제대로 맛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카뮈의 문학을, 카뮈의 철학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지프의 신화"라는 책을 함께 읽으면 좋다고 하는데요, 꼭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권위에 도전하였다는 벌로 큰 돌을 산 정상에 올리는 행위를 무한정 반복해야 하는 시지프의 죄를 모티브로 하였다는 이 책. 시지프의 죄처럼 일상생활과 예술작품에서 드러나는 부조리한 측면을 명쾌하게 분석한 이야기로 평가받는 이 책. 사실 어렵지만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저도 조금 더 이 책에 대해서 잘 이해하게 된다면, 다시 한번 재독을 한 후, 또 다른 독서후기로 여러분께 이 이야기를 전해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당연하게도 독서후기를 쓰면서도 여러분께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하지만 앞서도 말씀을 드렸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카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한번쯤은 읽어보기를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이렇게 오늘의 후기 마무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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