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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r Kwak Jan 09. 2024

채식 연습 - 이현주 [독서후기/도서서평]

천천히 즐기면서 채식과 친해지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저는 채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거리가 먼 사람이고요.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도 거리가 먼 사람일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채식은 저와는 좀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그만큼 육식을 주로 해왔고, 고기의 식감과 맛을 사랑하기에 좀처럼 생각해 보아도 포기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저의 음식 성향, 그리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저의 음식 성향을 미리 밝혀두고 오늘의 후기를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 "채식 연습"과 저의 성향은 너무나도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저의 채식에 대한 이미지에 부정적인 색을 입혀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진짜 하루쯤은 고기 없이 먹어도 되겠다.', 혹은 '일주일 정도는 괜찮겠는데?' 같이 채식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를 찾아보아야겠습니다.


사실 제가 채식을 싫어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반감일 것 같습니다. 어릴 적부터 공부를 해야지 하고 마음먹다가도 부모님께서 공부 안 하고 뭐 하냐고 때마침 이야기를 하면, 해야지 마음을 먹다가도 갑자기 반감이 들어서 오히려 공부를 하기 싫었던 경험, 적어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미지는 저에게 채식이 그러했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러지 않겠지만, 뉴스와 같은 매체에서 접하는 채식주의자들이나 환경단체들의 행보와 이미지는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극단적인, 모 아니면 도와 같은 흑백논리처럼 "육식하지 마!! 채식만 해!!"라고 강요하는 이미지가 말이죠.


하지만 이 책은 강요를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채식과 친해질 수 있도록 이러한 길도 있다고 이야기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우선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양학적으로, 혹은 무슨 이유를 들어서라도 육식이 몸에 미치는 부정적인 정보를 우선 제공하고 그 이후에 채식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금 어떠한 음식을 먹고 있는지 되돌아볼 수 있고, 그 이후에 육식의 부정적인 정보보다는 채식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정보로 시작을 합니다. 흑백이 아닌 자신의 길을 천천히 알려주는 방법. 우선 이 방법이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저의 몸상태도 "채식"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었음은 사실입니다. 최근에 몸에 관한 책들을 접하게 된 이유도 몸속 "염증" 때문인데요, 염증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육류 대신 건강한 채소류로 대체하는 것에 호와 불호를 넘어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렇기에 다른 채식 관련 책들보다 이 책이 무조건적으로 뛰어나다가 아니라 필요한 시기에 읽었기에 더 와닿았음은 솔직하게 고백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책이라는 것이 받아들이기 나름이니까요.


이어서 책으로 들어가자면, 책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저의 식습관을 돌아보는 데에서 시작해서 6단계로 나누어서 채식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저의 식습관을 되돌아보고 음식 스타일을 점검하는 것이 1단계라면 2단계에서는 채식의 의미, 유형, 그리고 조리법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더불어 채소 보관법과 채식에 쓰이는 향신료 등 재료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3단계부터 채식 레시피를 조금씩 알려주는데요, 쉽고 간편한 채식에서부터 조금은 특별한 레시피까지. 다양하면서도 다채롭게 구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4단계와 5단계에서는 매일 꼭 채식을 해야 한다가 아니라, 일주일에 하루라도 채식을 해보라며 권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강요가 아닌 함께 하고 본인의 선택에 의해서 채식을 해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접근법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에 맞게 다양한 채식 레시피도 선보여주고 말이죠. 


마지막으로 염증으로 고생했던 저처럼 건강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채식 관리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뱃살 제거는 물론이고 고혈압과 고혈당, 빈혈, 피부 가려움증 등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본인을 지켜줄 수 있는 채식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며 스스로 채식을 선택하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채식으로의 인식의 변화를 강요하기보다는 이끌어주는 책. 그리고 단순하게 채식요리를 알려주는 레시피북이 아니라 마음이 담긴 책이라는 느낌을 전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 채식이라고 할만한 하루를 지내지는 않고 있는 육식애호가이지만, 언젠가 채식과 함께 할 날을 위한 연습이라 여기며 소중하게 읽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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