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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r Kwak Jan 12. 2024

독일에서의 첫 두 달. 프라이부르크에서. 이제 시작이다

취한 것은 아니었지만 맥주 한잔과 함께 시차와 긴장에 지쳐 기억을 잃었다

6월 19일 결혼 이후 9월 4일이라는 출국일까지 3달이 채 안 되는 시간. 너무나도 짧아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세 달의 시간이 지나고 독일로 나왔다. 독일행 비행기를 타는 그 순간까지도 좌충우돌이었고, 어떻게 떠나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8시간의 비행 끝에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을 했고, 장장 16시간의 시간 끝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을 했다. 


그렇게 프랑크푸르트 공항과 붙어있는 힐튼 호텔에서 여독을 풀고 다음날 아침 바로 프라이부르크로 넘어갔다. 그리고 프라이부르크 역에 도착하고, 캐리어에 이민가방까지. 바리바리 짐들을 싸매고 괴테 인스티튜트 어학원을 찾아갔다.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그 많은 짐들을 들고 찾아가는 길은 어찌나 멀게만 느껴지던지. 더군다나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는 상태였으니 더 그러했던 것 같다. 




어학원 접수를 마치고, 레벨 테스트를 겸한 짧은 면접이 끝나고 기초 단계인 A2 수업에 배정을 받은 후, 우선 짐들을 풀기 위해 기숙사로 이동을 했다. 독일에서 첫 도시로 프라이부르크를 선택한 데에는 우선 친환경 도시라는 점이 있었다. 친환경 도시로 알려진 프라이부르크에는 친환경적인 건축요소가 많았기에 그것을 직접 접해보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었고, 괴테 인스티튜트 어학원이 있는 도시 중이어야 했다. 이 두 요소가 딱 프라이부르크에 맞아떨어졌고, 우리는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괴테 인스티튜트 어학원은 다른 독일 도시들에 있는 일반적인 어학원에 비해서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2~3배는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신빙성이 있고 신뢰도가 높은 어학원이기도 했고, 가장 중요했던 것은 기숙사가 함께 제공되는 옵션이 있다는 것이었다. 같은 독일 내에 있으면서도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기 위해서 집을 알아보고 계약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머나먼 한국에서 독일의 도시에 있는 집을 구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때문에 첫 두 달 동안 기숙사가 지원되는 어학원에 머무르고 그 두 달 동안에 다음 거주할 도시를 물색해 보고 집을 구하는 것이 계획이었다. 


이런 여러 이유와 상황들이 겹쳐서 도착한 프라이부르크. 이곳이 어떤지도, 괴테 인스티튜트 어학원이 어떤지도 알아볼 새도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하루를 보내고 왔지만 확실히 풀리지 않은 여독과 시차적응. 그리고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에 경직되었던 하루 속에 기숙사 방에 들어오니 온몸이 풀려버렸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독일 맥주 한 병을 마신 후 기억을 잃었다. 취했다는 것이 아니다. 침대에 눕자마자 잠들어버렸다. 그렇게 첫날이 지나가버렸다. 아니, 독일에서의 두 번째 밤이 지나가버렸다.



이렇게 정신없이 독일에서의 이틀이 지나가버렸고, 이제 본격적인 늦깎이 유학생의 독일 생존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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