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 글 애슝 그림 (지혜를 나누는 엄마 아빠 마음이 자라는 아이)
탈무드의 따뜻한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교훈들. 여백의 책이라고 불리는 탈무드를 읽으며, 그 속에 숨어있는 가치를 스스로 찾아보고, 우리 아이에게 어떤 가치를 전해줄지 고민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우선 탈무드로 만들어가는 태교 이야기는 어쩌면 흔한 소재가 아닐 수 없는데요, 이 책의 특징은 이를 넘어서 두 가지로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숨어있는 탈무드의 가치를 극대화하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넘어 어쩌면 그 사이에 우리가 놓친 이야기는 없는지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 책의 가장 주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3단 구성입니다. 동화, 가치 사전, 그리고 아기 여백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3단 구성인데요. 우선 탈무드 동화를 읽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그 이야기 속의 가치를 전해받고, 그리고 그와 관련되어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를 적는 아기 여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구성 때문에 많은 독자분들이 이 책을 칭찬하며, 동화를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 속에 숨은 가치를 생각해보고, 아기에게 직접 편지를 쓸 수 있는 구성이라서 더욱 유용하다는 평이 가득한 책이었습니다. 저도 물론 빠지지 않고 아이에게 보내는 이야기들을 적어두었는데요, 27개 이야기 모두에 메시지를 첨삭하진 못했지만, 마음에 남는 내용에,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는 곳에는 놓치지 않고 적어두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동화부터 저의 편지까지, 3개의 내용을 천천히 또박또박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읽어줄 생각입니다. 읽기 연습을 미리 좀 해두어야겠네요 ㅎㅎㅎㅎ
부끄럽지만, 제가 적은 아기 여백에 적은 하나의 이야기를 공유해볼까 합니다. 책에서 처음 전하는 "사람이 고마워서"편에 적어둔 글인데요, 이 단락에서는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마음을 행복이라고 정의하는 가치 사전을 넘어 저는 이 행복에 대해서, "행복이란 편화로운 마음으로 웃을 수 있는 마음"이라고 정의를 내려보았습니다.
"같은 빵을 먹더라도 누군가는 불행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맛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맛있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 수 있을 거야. 이처럼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누군가는 행복을, 누군가는 불행을 느끼기도 한단다. 우리 ㅇㅇ이는 어떠한 상황이든 가능하면 평화로운 마음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단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웃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을 거야."라고 편지를 적어두었죠.
조금은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제 마음이 언젠가 아이에게 닿기를 바라며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첵의 첫 번째 특징으로 " 숨어있는 탈무드의 가치를 극대화 하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넘어 어쩌면 그 사이에 우리가 놓친 이야기는 없는지" 전해주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짧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하나의 동화를 전해드리면 이해가 쉽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포도를 훔쳐먹은 여우 이야기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울타리 안에 탐스럽게 열린 포도가 먹고 싶지만 울타리 아래에 나 있는 구멍이 너무 작아 며칠을 굶어 몸을 홀쭉하게 한 후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탐스럽고 달콤한 포도를 실컷 배부르게 먹었지만, 그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올 수 없기에 다시 며칠을 굶어서 배가 홀쭉해진 상태로 나와야 했던 여우의 이야기인데요. 이 이야기는 전후 사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헛된 노력을 품은 어리석은 여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 이면에 있는, 결국은 홀쭉하게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다시 홀쭉해진 채 울타리 밖으로 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울타리 안에서 맛있는 포도를 마음껏 먹은 추억은 여우에게 기억되어 있다며, 추억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발상의 전환이어서 이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았는데요, 이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탈무드의 이야기를 저자만의 생각으로 살짝 비틀어서 다른 관점에서 전해주기도 하고 있습니다. 새롭지 않으신가요?
네, 이렇게 이 책은 다양한 동화를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새로운 시각을 알려주고, 더불어 많은 여백에 저의 이야기를 적으며 아이에게 바라고픈 마음을, 전하고픈 그 가치들을 채울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훗날 아이가 이 글을 읽을지 안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읽게 된다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잊지 않았으면 하는 내용으로 채워두었습니다. 그리고 1년 후, 5년 후 새롭게 한번 적어서 따로 정리를 해볼 생각입니다. 저도 나이를 먹고 성장하는 동안 더 많은 생각과 가치로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말이죠.
아이에게 전하는 본인만의 이야기를 눌러 쓰며 아이에 대해서 더욱 생각을 해보고, 저 역시도 아이의 부모가 된다는 그것을 넘어선 더 큰 가치와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보다 나중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겪고 나서 다시 한번 읽어보고, 더 큰 가치를 눌러쓰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