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개의 집을 바꾼 정희숙의 정리 노하우북
저는 "남자치고" 정리를 잘하는 편입니다. 다른 집은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뱀이 허물을 벗듯 지나가는 자리마다 양말이며, 옷가지들을 벗어놓고, 도통 내가 찾을때는 없지만 엄마가 찾을때는 꼭 그 물건이 있는 그런 상황. 그런 상황들은 저희 집에서는 없는 편입니다. 이런 성향은 아버지를 닮았고,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닮았을 정도로 집안 내력이기도 한데요. 나름 정리에 일가견이 있고, 나름의 루틴과 계획이 있어서 저만의 스타일대로 집을, 제 방을 정리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어지럽혀져 정리되지 않은 방과 집을 보게 되기도 하는데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집을 관리할까라는 궁금증에 꺼내든 이 책은, 그야말로 정리의 만물박사님이 전해주는 도감이었습니다.
물론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저의 여건상 한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독일에서는 쉽게 구하지 못하는 물품들, 그리고 집의 구조와 물건들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무척이나 도움이 되고, 때로는 이렇게도 정리를 할 수 있구나 하며 무릎을 탁 치며 읽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정희숙님은 "정희숙의 똑똑한 정리"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는 10만명의 구독자를, 인스타그램은 11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메가 인플루언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천만회에 달하는 누적조회수가 말해주듯, 정리하면 정희숙, 정희숙하면 정리라고 많은이들이 인식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기발하게 정리를 하는 그녀의 모습에 과연 그녀의 정리법에는 무엇이 다를까 궁금해하며 읽어나갔습니다.
정희숙님은 여느 정리 전문가분들처럼 정리 아카데미를 다니고 외국 번역서를 읽으며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얼마 못가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이론적인 한계, 그리고 현실과의 괴리를 느끼고 직접 발로 뛰며 여러 형태의 가족을 만나고, 그들의 방을, 집을, 그들의 환경을 변화시켜주며 그녀만의 정리법을 정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마다 여건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르기에 정리에 답은 없지만, 모두에게서 보이는 공통점을 토대로 정리의 기준과 원칙을 스스로 세웠고, 이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정리를 원하는 고객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일단 "버리기"입니다. 물론 모든 것을 버리고, 모두가 미니멀라이프로 살 수는 없겠지만, 많은 이들이 '언젠가'라는 생각으로 남겨둔 물건들이 너무나도 많으며, 그렇게 모아둔 물건들을 실제로 사용하는 빈도는 10%도 채 되지 않기에 정리를 할 때에는 과감하게 버리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정리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나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라 나와 가족이 함께 사는 공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라고 전하고 있는데요, 이 공간에서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 가족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어떤 가정의 모습을 만들고 싶은지를 우선 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진짜 정리는 "물건"이 아니라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라는 그녀의 메시지가 너무나도 와닿았습니다.
또한 자연은 늘 자리를 내어주듯이, 봄은 여름에게, 여름은 가을에게,, 가을은 겨울에게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듯, 사람도 자연처럼 인생의 흐름에 따라 그 자리를 내어주며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아기일 때와 학생리 때, 그리고 미혼일 때와 기혼일 때 등 인생의 변화에 따라 버릴 건 버리고 보낼 건 보내야 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시적이면서도 정리에 꼭 필요한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자연처럼 그 자리를 내어주라는 이야기와 함께 저에게 많이 와닿았던 이야기는 정리는 잘하는 사람은 "현재"에 집중하면서 살아가지만, 정리를 안하는 사람은 "과거"에 중점을 두고 살아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물건의 기준도 과거형이고, 전에 입던 옷을 옷장 가득 넣어두고 산다는 것이죠. 하지만, 예전에 몇평짜리 집에 살았든 정리의 기준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여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현실감각이 살아있기에 불행한 과거의 기억도 툭툭 털고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죠. 그녀 본인조차도 5남매의 막내로, 더군다나 셋째 딸로 자라왔기에 대부분의 옷을 언니들에게 물려받았고, 그렇기에 옷을 많이 사기도 했었다며 본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리를 업으로 가진 후 그녀에게 생긴 좋은 변화 중 하나는 불필요한 소비가 줄었고, 꼭 필요한 것을 살 때는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것을 산다며, 정리가 단순히 집의 변화 뿐만 아니라 소비 패턴은 물론 그녀의 삶 자체를 바꾸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리를 함에 있어서 가져야 할 마인드와 함께 실질적인 정리에 대해서도 전해주는데요, 그녀의 가장 큰 틀인 정리의 3단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다.
2. 큰 것에서부터 작은 것을 향해 간다.
3. 공간별리 아니라 물건별로 정리한다.
저는 이 중에서 첫번째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정리를 한다고 하면 우선 가장 많이 쓰는 공간이 거실이나 안방, 혹은 작업실 같은 서재를 정리하려고 하지만, 실상 정리를 시작하고 나면 물건들은 그대로인데, 위치만 바뀐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베란다와 같은 바깥의 물건들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한 공간들에 있던 물건들은 앞서 말했듯이 10%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대부분이기에, 그 곳을 먼저 정리하며 그 곳에서 버릴 것은 버린 후, 그 곳을 비워 그 곳으로 사용빈도가 낮은 물건들이 이동하며 실내에 공간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죠. 간과하고 있던 부분이라 무릎을 탁 칠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에게 정리를 의뢰한 고객들이 그녀가 그들의 공간을 정리하고 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정리하고 새롭게 변한 공간에 살면서 삶의 생기와 활력이 생겼다는 말인데요, 정리를 통해서 단순히 집이 아니라 생활이 바뀔 수 있고, 가정이 바뀔 수 있다고 정희숙 님은 마지막까지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만약 지금 당신의 가정에 문제가 있다면, 삶이 행복으로 충만하지 않다면 당신에게 정리를 권한다며,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준 정리의 기적이 부디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도 깃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책의 말미에 진심을 담아 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통해 집을 변화시키고, 나를 변화시키고, 가정을 변화시키는 그녀의 메시지를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며 오늘의 이야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