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1 식습관 체크 1일차 - 숫자로 나를 읽다

by 꽉형 헤어곽
ChatGPT Image 2025년 10월 20일 오후 10_11_12.png


병원에서의 마지막 날. 오늘도 5시 30분에 눈을 떴다. 침대에서 일어난 건 5시 45분쯤. 대략 6시부터 움직였다고 보면 되겠다. 병원에는 체중계가 있었다. 새벽 6시, 공복 상태로 몸무게를 재니 97.8kg.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매일 체크, 매일 기록.


나는 아이폰의 Fitness 앱을 통해 하루를 관리한다. 세 개의 링 — Move(이동), Exercise(운동), Stand(서있기). 평균 데이터를 보니, 운동 시간 58분, 소모 칼로리 940Kcal, 활동 시간 15시간으로 나온다. 출퇴근을 걸어서 하는 덕에 운동량은 꽤 높게 잡힌다. 하지만 이건 ‘진짜 운동’은 아니다. 몸을 단련하기 위한 의식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칼로리에 집중해 보자. 이 앱에서 표시되는 칼로리는 활동 칼로리, 즉, 움직이면서 소모한 에너지다. 기초대사량, 즉 숨 쉬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는 포함되지 않는다. 183cm, 98kg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기초대사량은 약 1,900Kcal. 여기에 활동 칼로리 940을 더하면 오늘의 총소모량은 약 2,840Kcal 정도가 된다.

한 달에 2kg을 줄이려면 하루에 520Kcal 정도의 에너지 적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즉, 2,840에서 520을 빼면 2,320Kcal. 대략 2,200Kcal을 하루 섭취 목표로 잡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감이 오지 않는다. ‘내가 평소에 얼마나 먹고 있었을까?’ 그래서 일단 기록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억지로 줄이지 않고, 평소대로 먹으면서 하루 섭취량의 평균을 객관적으로 보려 한다. 나를 알아야 전략을 세울 수 있으니까.


6시 30분, 블랙커피 한 잔. 거의 제로 칼로리. 실제로는 2~4Kcal 정도라고 한다. 함께 마신 카카오우유 200ml는 110Kcal. 아침 첫 섭취량, 약 115Kcal.

7시 30분, 병원 조식. 플레인 롤빵, 통곡물빵, 햄, 치즈, 삶은 달걀 하나. 잼, 버터, 프레쉬치즈, 체리 요거트까지. 모두 더해보니 830Kcal. 의외로 많다. 병원 식단도 만만치 않다.

점심으로는 퇴원 후 집에 돌아와 라면에 밥을 말아먹었다. 반찬은 없었다. 대략 885Kcal. 간단하지만 묵직한 점심이었다.

오후 5시 45분, 슬라이스 고다치즈 한 조각으로 가볍게 간식을 먹었다. 약 40g 정도. 140Kcal.

저녁으로 밤 9시, 아이를 재운 뒤늦은 저녁을 먹었다. 냉동 연어 150g, 쌀밥 250g. 기름 없이 구웠고, 와사비만 곁들였다. 600Kcal.

식사 후에는 늘 그렇듯 작은 보상. SHORTBREAD 과자 1/4봉과 위스키 한 잔. 과자 200Kcal, 위스키 110Kcal.


오늘 하루 나는 얼마나 먹었을까? 115 + 830 + 885 + 140 + 600 + 200 + 110 = 2,880Kcal. 소모 칼로리는 기초대사량 1,900 + 활동 610 = 2,710Kcal. 결국 170Kcal 초과.

‘오늘은 많이 안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숫자로 보니 그렇지 않았다. 아마 이런 작은 오차가 매일 쌓이며 나를 무겁게 만들어온 걸지도 모른다.


오늘은 첫날이라 자세히 적었지만, 앞으로는 간단히 — 무엇을, 언제, 얼마나 먹었는지만 기록할 생각이다. 정확한 칼로리보다 중요한 건 인식의 지속성이니까.

오늘 하루를 숫자로 정리하며 느꼈다. 몸은 정직하다. 내가 한 만큼, 그대로 기록한다. 이제 이 숫자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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