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체크 이틀째. 퇴원 후 첫 출근이었다. 오늘의 기록은, 아마도 내가 평소에 먹던 양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출근 준비로 정신이 없어 집에서 챙겨 먹지 못했다. 근처 마트에서 햄치즈크루아상 두 개와 소시지빵 하나를 사서 에너지드링크 300ml와 함께 먹었다. 시간은 아침 7시 30분. 평소엔 크루아상 하나로 버텼는데, 오늘은 유난히 배가 고팠다. 그런데…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충격적이다. 햄치즈크루아상은 개당 500Kcal, 소시지빵은 430Kcal. 빵만으로 1,430Kcal. 여기에 에너지드링크 135Kcal까지 더하면 아침 한 끼 1,565Kcal. 이게 내 평소 식사량이라니.
회사 도착 후 11시에 첫 커피를 마셨다. 당연히 마키야토. 한 잔에 150Kcal. 거기에 땅콩 50g, 310Kcal. 커피와 간식만으로 460Kcal이 추가됐다.
생각해 보면, 나는 하루에 마키야토를 세네 잔씩 마신다. 한 잔이 150Kcal이면 네 잔이면 600Kcal이다. 커피로만 한 끼를 먹는 셈이다. 일반 필터커피는 고작 5Kcal 남짓이라는데, 마키야토는 달콤하게 내 몸에 기름을 더하고 있었다.
우선 절반만 바꿔봐야겠다. 두 잔만 마키야토, 두 잔은 필터커피로. 그렇게 하면 하루 300Kcal을 아낄 수 있다.
점심시간이다. 도시락을 싸 오지 못했다. 마트에서 초코스낵으로 대충 때웠다. Balconi 스낵 네 개. 개당 150Kcal이니 600Kcal, 커피 한 잔까지 포함하면 750Kcal.
퇴근은 평소보다 빨랐다. 금요일이니까. 용용이 하원 후 함께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왔다. 저녁은 오랜만의 삼겹살. 150g 삼겹살, 밥 200g, 양파 한 개, 고추 두 개, 쌈장 약간. 이렇게 해서 980Kcal. 병원 식단에서는 꿈도 못 꾸던 메뉴였다.
이제 끝내야 했지만… 금요일 밤이다. 용용이를 재우고 나니 입이 심심했다. 감자칩 1/5봉, 대략 200Kcal. 비터 레몬 하이볼 한 잔, 330Kcal.
하루 섭취 총합을 계산해 봤다. 아침 1,565 + 간식 460 + 점심 750 + 저녁 980 + 야식 330. 총 3,335Kcal.
소모 칼로리는 기초대사량 1,900 + 이동칼로리 980 = 2,880Kcal. 결국 455Kcal 초과다.
생각보다 많이 먹은 날이었다. 아니, 어쩌면 이게 평소의 나였을지도 모른다. 오늘의 기록은 좀 충격이었다. 내가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하루가 이토록 과잉이었을 줄은 몰랐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먹은 만큼, 그대로 남는다. 이제 그 숫자들을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