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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Feb 27. 2018

300년 동안 이어온  나카가와 마사시치 상점

“공예업계의 유니클로가 되자!”

1716년 나라에서 시작한 나카가와 마사시치(中川政七商店) 상점은 마직물을 주로 만들던 곳으로 2008년 제 13대 사장인 나카가와 준이 취임하며 직물 제품 뿐 아니라 다양한 생활용품과 선물까지도 선보인다. 츠다야의 마스다 무네아키 사장에 가려졌지만 나카가와 사장 역시 독특하고 앞서가는 비전을 보여준다. 인터뷰들을 찾아보니 독특하고 남다른 생각이 느껴진다.



가업 전통이 담긴 천과 직물은 ‘유 나카가와(遊 中川)라는 브랜드로 이어가고 있고 2010년부터는 일본과 관련한 선물과 기념품을 취급하는 브랜드 ‘니혼이치(日本市)’를 오픈했다.


‘공예품 업계의 유니클로가 되자’는 구호로 성장을 이어갔지만 문제도 있었다. 전국에 직영점을 만들려다 보니 상품도 많이 필요했단다. “상품을 1000개 만들려면 한 공방(工房)을 갖고는 안된다. 100개를 만드는 공방 10곳이 필요하다. 그런데 일본공예업계는 버블 붕괴 후 시장이 4분의 1 규모로 줄었다. 폐업하는 곳이 줄을 이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2007년 ‘일본 공예업계를 건강하게 만들자’고 선언했다.



일본에는 지역 전통 공예품이 많지만, 대부분 영세하고 독자적인 판로가 없으며 디자인도 아쉽다. 판매 부진으로 후계자도 나타나지 않아 폐업이 잇따르자 그는 함께 하는 공예업체들의 제품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지원하는 컨설팅을 진행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나라 특산인 마직 행주, 일본 전통 문양을 도입한 각종 패브릭 제품, 인형과 액세서리, 식음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누가 봐도 ‘일본’인 디자인이다. 기본적인 품질 보장에 사랑스러운 제품으로 나라 시내 매장마다 외국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의 발길도 이어진다. 도쿄 긴자식스와 오모테산도를 비롯해 40여 곳에 직영점을 두고 사업을 키워간다. 나라에서 시작한 작은 포목점이 일본의 영세 공예업체들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조만간 우리도 이런 사례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더 많은 괴짜, 백일몽을 꾸는 사람, 엉뚱한 사업가가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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