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4학년이던 25년 전, 입사 시험을 보고 들어온 디자인하우스는 <디자인>과 <행복이가득한집>이라는 잡지를 발행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 <도시락편지> 같은 단행본을 베스트셀러에 올린 출판사였다. 개성 넘치고 멋진 선배들 밑에서 신입기자로 일하며 ‘난 언제 저렇게 일을 척척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그후 시간은 훌쩍 흘렀고 막내 신입기자였던 나는 우리 회사에서 나이로 치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게 되었지만, 일을 잘하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기자로 팀장으로 차장에서 편집장으로 일했던 잡지인 <행복이가득한집>에 우리 두 사람의 여행과 HER report에 관해 소개했다. 혼자 다니던 여행에서 같이 다니는 여행으로,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가능한 한 많은 곳을 다니느라 몸과 마음 바빴던 여행에서 한곳에 줄창 머무르며 먹고 쉬는 여행으로. 시간이 흐르고 나이 들며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여행 좋아하는 건 그대로. 바뀌지 않은 것이 하나라도 있으니, 뭐 다행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