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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Jan 30. 2019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에스프레소 바

메인 통신 #13 ’47 West’

메인주 포틀랜드시에 있는 공항(Portland International Jetport)에 내려 차를 빌려 타고 2시간을 달려 록포트시에 들어올 때 눈에 띄는 집이 있었는데, ‘에스프레소 바 West 47’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2주만에야 가본 이 곳은 그야말로 에스프레소 시켜놓고 책 읽기 딱 좋은 곳이었다. 1층은 에스프레소 기계 주변으로 바가 있어서 사람들이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에스프레소를 시켜 2층으로 올라갔다. 1층과 마찬가지로 부엌용품들과 함께 책이 놓여있는데, 유난히 일본 만화의 번역판들이 많았다. 


알고보니 이 가게는 가족이 운영하고 있었다. 테올라 젤만(Theola Geleman)은 18년간 보스톤 남부에서 전문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다가 이젠 그만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는 메인주로 이사를 왔다. 47 West가 들어서 있는 이 건물은 원래 와인테이스팅룸이었는데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젤만은 가게는 그만하겠다던 생각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아이들(올해 12살인 딸과 21살, 22살인 아들)과 함께 패밀리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어 도전했다.  


지역신문을 뒤져보니 2층에 있던 만화책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올해 12살이 되는 딸 올리비아는 홈스쿨링을 받으며 이 가게의 운영을 돕고 있다. 2층의 서가에 전시될 일본 만화와 에니메이션 관련 책을 책임지고 고른 사람이 바로 올리비아라고. 두 아들은 온라인 스토어와 함께 소셜 미디어를 맡고 있다. 이 곳에는 에스프레소와 와인, 맥주, 간단한 빵 종류, 부엌용구와 간단한 음식들을 팔고 있고, 엄선하여 고른 책들도 판매하고 있다. 숙소에서는 차를 몰고 10분 거리인데, 목공학교에 가는 길목에 있다. 목공학교에는 매일 도시락을 싸가야 하는데, 보통 샌드위치와 음료를 사서간다. 내일부터는 West 47에서 간단한 아침과 함께 점심을 사서 가져가볼까 한다.


(그 다음날 후기) 이 포스팅을 쓰고 다음날 47 West를 방문하여 아침에 에스프레소 한 잔과 몇 가지 빵 종류를 사서 도시락으로 먹고, 저녁에 다시 들러 포도주와 과일, 도시락에서 남은 치킨을 데워 먹었다. 솔직히 음식은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푸드저널리스트 협회의 가이드라인을 떠올려보았다. 이 레스토랑이 성취하고자 하는 바에 근거하여 평가하라. 그렇다면 이 곳은 에스프레소와 음료로 승부를 보겠다는 곳인데, 에스프레소와 와인은 종류가 얼마 안되지만 매우 좋았다. 특히 디저트 와인으로 마신 Trentadue Chocolate Amore (USA)은 훌륭했다.


오픈: 화~토요일 오전 8시-오후 6시,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월요일 휴무, 47 West Street, Rockport, Maine 04856


참고: “New Rockport espresso-wine-beer-bakery opens at busy town corner” by Kay Stephens (2017.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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