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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Jan 30. 2019

가이세키요리로 미슐랭 2스타를 받은 ‘긴자 토요다’

조리와 준비 과정을 셰프가 손님 눈 앞에서 진행하는 ‘갓포’ 스타일은 스시나 뎀푸라 요리에는 일반적인데 조금 캐주얼해지고 젊어진 카이세키 요리에서도 종종 만나게 된다. 짧은 도쿄 출장길 저녁식사를 위해 찾아간 ‘긴자 토요다(銀座とよだ)’도 그런 곳 중 하나.


긴자 나미키도리 라비알레 빌딩 2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간판도 설명도 없는 평범해 보이는 작은 집이다. 오카야마 출신의 오카모토 겐니치 오너 셰프가 2004년 오픈한 이곳은 6년간 미슐랭 2스타를 받아 유명한데 카운터 10자리, 4인 테이블 두 개, 6인 개별실 하나로 되어있다. 교토의 차실을 모티프로 해서 만들었기에 거의 아무 것도 없는, 깨끗하고 정갈하다 못해 ‘무’의 공간으로 느껴졌다.  

계절에 따라 매월 구성이 달라지는데 시작은 깨두부와 털게. 그 다음은 계절에 맞는 ‘죽’인데 쌀알 형태가 남도록 살짝 끓여 씹는 느낌이 좋고 여기에 신선한 연어알을 올려 진한 풍미를 더했다. 입안에서 오렌지색 하나비가 하나씩 터지는 느낌… 스다치를 곱게 갈아 살짝 더해 상쾌한 맛을 남기는데 개인적으로는 코스 중 가장 좋았던 음식이었다. 여름의 끝이라 하모(갯장어)와 송이버섯을 넣은 맑은 탕이 나왔다. 생선과 해물은 주인이 매일 츠키지시장에서 골라 온다는데 사시미는 도미와 가츠오, 구이는 삼치. 메인은 미야자키 현의 특산물인 오자키비프를 살짝 익혀 얼음에 식힌 후 비니거 소스에 찍어먹는다. 이어지는 요리는 연근과 연밥을 으깨고 갯장어 살을 넣어 만든 완자에 가지, 도미를 더한 찜. 마지막은 다키코미고항으로 계절마다 특색있는 재료를 더해 솥밥을 지어주는데 오늘은 은어밥이다. 코스가 이어지니 양이 꽤 많다. 은어밥이 좀 남았더니 가져가서 먹을 수 있게 작은 주먹밥으로 만들어 포장해준다. 마지막은 팥으로 만든 양갱. 한입거리로 조금 주는 게 아니라 한끼처럼 풍성하게 주어서 좀 놀랐다. 물론 이 정도는 다 먹을 수 있지만!

빈 자리 없이 손님이 가득해 바쁘게 일하느라 긴 이야기는 못했지만 부모님들이 음식점을 한 덕에 자연스럽게 요리를 직업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셰프는 간단한 영어로 음식에 대해 계속 소개해주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챙겼다. 요리를 할 때 ‘다시’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데 다른 계절에 꼭 다시 와서 또다른 식재료를 맛보라고 인사한다. 전통을 강조하는 클래식한 가이세키요리가 아닌, 훨씬 편하고 캐주얼하며 맘 편하게 일본의 고급 계절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가볼 만한 곳.
Lavialle Ginza bldg 2fl.
7-5-4 Ginza Chuo-ku Tokyo Japan
Tel & Fax 03-5568-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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