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바탕에 디스크가 돌아가는 멋진 건물로 요즘 널리 알려진 삼성동 KEB 하나은행 Place1은 여러모로 특이하다. 금융 서비스 공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 자산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일어나도록 기획한 것. 이 새로운 프로젝트의 기획과 구축에 참여했는데 드디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제일 신났던 것은 VIP를 위한 6층 라이브러리 구축을 맡아서 아트와 건축, 패션, 요리와 여행 등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에 관해 해외와 국내 책들을 큐레이션해 사는 과정이었다. 개인 예산으로는 생각하지 못할 규모로 책을 골라 사보다니 인생의 특별한 경험이었다. 짧은 시간에 기획과 구성, 디자인 멋지고 의미있는 책을 골라 리스트로 정리하느라 주말이면 큰 서점 나가고 집에서도 야근하며 인터넷 서점 서핑 삼매경! 이렇게 행복한 고민이 또 있을까 싶었다.
애니 레이버위츠의 7백만원 짜리 사진집과 3백만 원 넘는 호크니의 화집은 디지털 시대에 왜 종이책이 더 힘을 갖는지 확인하게 해주었다. (전시하면서도 후덜덜. 장갑 끼고 조심해서 책장을 넘겨주세요). 구하기 힘든 책은 럭셔리 패션&주얼리 브랜드 본사의 도움을 받아 구매하기도 했고 전권 시리즈로 비치하고 싶은 책들은 이제 한두 권씩 열심히 구하고 있다.
요즘 호텔과 쇼핑몰, 공공 건물 등이 독특한 구성으로 라이브러리와 서점, 북카페를 만들어서 반가웠는데 복잡하고 바쁜 삼성동, 아름다운 책이 주는 위로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든 은행의 결정이 대단하다. 이런 공간이 많아지면 출판사와 작가들에게도 도움이 될 텐데…
이제 시작이라 매달 북 셀렉션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니 좋은 책들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