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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05. 2019

위안의 장소

우리는 누구나 고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 크기나 시점, 종류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고민으로 괴로워하고, 그 고민이나 고통이 사라지거나 해결될때까지 자신만의 방법으로 위안을 찾게 됩니다. 많은 경우 그것은 자신이 사랑하거나 신뢰하는 사람에게 털어놓으며 위로 받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삶에서 좋은 친구가 필요하다는 지혜가 전해져내려오는 것이겠지요.


얼마전 만난 한 분은 고민이 있을 때 처음에는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하소연을 했지만, 그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고 소설을 잡았다고 하더군요. 소설을 읽으면서 자기가 고민하던 것의 모든 것을 찾을 수 있었고, 책읽기에서 위로를 찾았다고 합니다. 이 분의 경우에는 고민이 있을 때 오히려 사람을 만나지 않고 책으로 빠져든다고 합니다. 매우 매력적으로 들렸습니다.


제 경우 속 기운을 가라앉혀주는 따뜻한 차를 마시거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때로는 특정 장소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그 중의 하나가 동네 근처에 있는 성심여고 내 원효로 성당입니다. 평소 미사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마음 속이 복잡할 때는 아무도 없는 성당에 가서 앉아있으면 역시 속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어 좋습니다. 이 성당은 1902년에 지어진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교 부속 성당이었던 것을 1956년에 성심수녀회에서 사들였다고 합니다. 아주 작은 성당이지만 그래서 더 포근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최근에는 프랑스의 나이 든 한 수사님이 직접 방문하여 창문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자신의 삶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작업을 마쳤다고 합니다. 지난주 집에 가던 길에 들려 오랫만에 그곳 수녀님과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잠시 들러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고민이 있을 때 여러분은 무엇을 하시나요? 어차피 삶은 고민의 연속이니 각자 나름의 위안의 방법 꼭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 따뜻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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