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는 무엇인가가 어쩌다 한 번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What You Do Every Day Matters More Than What You Do Once In a While)”는 말이 있습니다. 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 우리에게 어떤 방향으로든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겠지요.
다큐멘터리 <스시장인 지로의 꿈>을 보면 촬영 당시 85세였던 노인이 ‘지난 70년 동안 똑같은 일을 매일 반복해왔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놀라울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지요.
앞으로 어떤 분야가 유망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할 자신은 없지만, 점차 ‘조직의 보호’를 기대하기 힘든 직장인들의 현실을 보면서 앞으로 유망한 것은 장인(craftsman), 즉 확실한 개인기를 갖추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확실한 개인기를 갖추려면, 그것이 운동이든 요리이든간에 매일하는 것, 그리고 오랫동안 지속하는 힘이 가장 기본이겠지요.
매일하면서 오랫동안 하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일상처럼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행동들입니다. 매일 잠을 자고, 일어나고, 세수를 하고, 이를 닦고, 출퇴근을 하고, 차를 타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여기에는 잠자기, 밥먹기나 화장실에 가는 것처럼 생리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이 있고, 출퇴근처럼 자신에 부여된 역할 때문에 매일 반복하는 행동이 있고, 식사 후 커피믹스를 타 마시는 것처럼 습관처럼 굳어진 행동들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매일 반복하는 행동들입니다. 저녁에 집에 들어갈 때 만약 만보를 걷지 못했다면 지하철을 몇 정거장 앞에서 내려서라도 꼭 만보를 채우고야 마는 분들이 있더군요(정말 대단해 보였습니다). 매일 스트레칭을 하거나 라디오를 통해 영어 공부를 하는 행동도 여기에 속합니다.
스탠포드에서 연구하는 BJ Fogg라는 사람이 고안한 ‘깨알 습관'(Tiny Habits)이라는 방법에 대해서 배운적이 있습니다(저에게 가르쳐준 사람은 Liz Guthridge라는 코치입니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갑자기 매일 만보씩 걷겠다고 하면 며칠가지 못해 지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세운 새해 결심이 얼마 못가듯말입니다. 이 방법론에서는 동기(motivation)에 대해 별로 믿을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작은 습관을 길들여 키워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팔굽혀펴기를 하나씩만이라도 한달간 지속할 수 있다면, 매일 팔굽혀펴기하는 것이 깨알 습관이 되어 자연스럽게 늘려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습관을 그냥 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미 매일 반복하고 있는 습관(그는 이를 anchor라고 부릅니다)에 연결지어서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에 회사 정문에 들어서는 순간(anchor), 나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웃으면 인사를 건네겠다(깨알습관)” “매일 아침 컴퓨터를 켜는 순간, 오늘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싶은 한 사람을 생각하겠다” “매일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전화기를 드는 것이 아니라) 물을 한 잔 먹으며 스트레칭을 하겠다”와 같이.
여기서 깨알 습관이란 매일 할 수 있고, 큰 노력은 들지 않으며, 한 번 하는데 30초 걸리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아래 링크한 “서울 반백년 식당 BEST 10″이란 글을 보다가 이렇게 50년간 무엇인가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대단하고 남이 따라올 수 없는 힘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복의 힘과 지속의 힘이 결국 험난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중요한 서바이벌 키트란 생각을 했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