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차가 적응이 안 되었는지 일찍 깨어 6시 30분이면 첫 타자로 아침을 먹습니다. 이 곳에서 눈에 띈 것은 바로 계란요리였는데요. 스크램블이나 후라이가 아닌, 매우 독특한 형태로 내어놓는데, 아직 이 요리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계란요리일수도:)
암튼, 이 곳에서 음식을 놓는 테이블 위에 커다란 컵에 1달러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제일 첫번째 손님이었는데 말이지요. 여기에는 사회심리학적인 비밀이 들어있습니다. 보통 바텐더들은 오후에 바를 오픈하면서 팁을 넣는 통에 자기 주머니에서 지폐를 몇 장 꺼내어 넣어놓습니다. 그래야 처음에 오는 손님들이 “아…여기에서는 이렇게 팁을 주는 것이구나…다른 사람들도 주는데, 나도 주어야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사회적 증거의 원칙(Principles of Social Proof)이라고… 설득의 심리학을 연구한 로버트 치알디니는 불렀습니다.
팁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덴마크에서는 팁을 주지 않는다고 호텔 직원이 알려주더군요. 정말로 서비스가 마음에 들어서 주고 싶으면 그것이 동전 몇 개이든 몇 퍼센트이든 손님 마음대로 줄 수 있지만, 몇 퍼센트는 주어야 한다는 문화는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미국에서 팁을 주어야 하는 곳에서 주지 않는다면 직원들이 인상쓰면서 바라볼 것입니다. 거의 점심은 몇 퍼센트, 저녁은 몇 퍼센트…정도까지 정해져있지요. 자발적인 문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차이는 왜 생겼을까요? 두 나라의 문화를 분석한 기사들을 통해 보면, 이는 최저임금과 관련이 있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사회복지가 워낙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서비스업에 있는 사람들도 생계를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반면 미국에서 서비스업계에 있는 사람들 중에 웨이터나 웨이트리스, 벨보이 직종은 최저임금이 낮아서 팁이 없이는 생계를 지탱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역시 팁문화가 있어야 할텐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선거를 통해서 또 정책적으로 최저임금을 높이는, 그래서 버니 샌더스가 이야기하듯 하루에 8시간 노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누리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과정에서 최저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직종에 계신 분들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때는 우리도 약간이라도 팁을 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