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Cleveland Museum of Art
이스트본과 오르후스처럼 클리브랜드도 ‘일이 있어야 올 도시’ 아닌가 싶습니다. 주변에서 누가 휴가로 클리브랜드 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으니까요:) 유학 처음 온 1995년 1월부터 영어 수업을 들으며 한 한기를 보낸 곳이라 클리블랜드는 저에게 조금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이 곳에 도착해서 흘러간 20년을 돌아보게도 되네요(젠장, 시간은 왜 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말입니다…)
일요일 점심도 먹고 둘러볼겸 숙소 근처에 있는 클리블랜드 미술관에 갔습니다. 이 미술관은 1916년 문을 열었는데, 당시 이 미술관 부지를 시에 기증했던 Wade 가문의 손자인 Jeptha H. Wade II세가 모든 사람들에게 영원히 혜택을!(for the benefit of all people, forever”)이라고 이야기했고, 그 정신을 지켜…서 지금도 이 미술관은 무료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와 이집트 미술의 컬렉션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래서인지 3월부터 파라오 전시를 한다고 합니다.
이 곳을 돌아보다가 안내데스크에서 “한 시간밖에 없다면?”이라는 브로슈어에 눈이 가게 되었습니다. 한 시간밖에 없을 때 미술관에서 볼만한 작품들을 몇 개 짚어서 둘러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지요.
이번 주 저는 긍정 탐구 정도로 해석이 될 Appreciative Inquiry과정을 듣고 있습니다. 이 방법론을 처음으로 만든 이 곳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경영대의 David Cooperrider 교수가 직접 진행하는 과정인데요. 첫 날 긍정탐구 연습문제로 두 명이 짝이 되어 자신의 지난 경력을 돌아보는 인터뷰를 진행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직장 경력 중 자신이 가장 참여도도 높았고, 열정이 있었으면서, 결과물도 좋았던 그런 기억이 나는 경험이 언제였는지로부터 시작해서 각자의 강점들과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는지를 찾아보는 연습이었습니다.
미술관에서 보았던 브로셔와 이 인터뷰가 연결이 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1시간 동안 지난 삶 속에서 다시 가보고 싶었던 장면 속으로 돌아가볼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장면을 꼽을지? 혹은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과연 나는 어떤 장면들을 떠올릴지…
20년 전 잠시 머물렀던 도시에서, 같은 학교 캠퍼스에서 20년이 지나 수업을 받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