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수업에서 만난 이스라엘인 아비의 ‘딜라이트(delight)’ 철학에 대해 공유한 바가 있습니다. 수업 시작하기 이틀 전에 만난 그가 수업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해보겠다고 했는데요. 어제 한국에 돌아와 만난 동료가 제게 아비에 대해 묻더군요. 그 이후 나흘간 수업시간에 관찰한 그의 딜라이트 행보에 대해 몇 가지 공유합니다.
수업시간에 아비는 매우 진지했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행동은 자리였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교실은 반원형으로 앉게 되어 있는데요. 90%의 참석자들은 첫날 자신이 앉은 자리에 나흘간 똑같이 앉았습니다. 아비는 달랐습니다. 매일 자리를 좌우, 앞뒤로 바꾸더군요. 쉬는 시간에 물어 보았더니 두 가지 답을 합니다. 하나는 물리적 공간을 바꿈으로 인해서 수업시간 교수의 이야기나 학생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기 위해서라는 것과, 또 하나는 다양한 사람…들 옆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저도 마지막 날 반대편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제가 수업중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던 사람은 멕시코에서 온 철학교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반나절만에 그는 제게 좋은 정보와 책을 소개해주었고, 그와 이전 자리와는 완전히 다른 분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비와 관련된 두 번째 관찰. 매일 수업시간마다 교수는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의 의견을 유도합니다. 저도 몇 번 제 의견을 손을 들고 이야기했는데요. 아비는 두 번이나 제게 쉬는 시간에 와서 칭찬을 해주더군요. 단지 “엑셀런트(excellent)”라든지 “굿(good)”이 아니었습니다.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제가 제시한 의견의 어떤 부분이 자신에게 마음에 들었는지 매우 구체적으로 표현을 하더군요. 이런 진정성에 마음이 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날에는 제가 한국내에서 수업 주제인 긍정탐구(Appreciative Inquiry)를 적용하려는 프로젝트를 소개하자, 아비는 제 프로젝트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싶으니 만나자고 하더군요. 수업 마치고 스카이프를 통해 의견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이번 수업에서 가깝게 사귄 친구가 둘이었는데, 그 중 하나가 아비입니다. 앞으로도 그와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