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다보니 지난주엔 사업 파트너인 에이케이스 유민영 대표와 도쿄를, 그 전 주에는 군대 동기와 교토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서점과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유대표는 츠타야 서점을 보고 싶어했고 저도 한 번은 꼭 가보고 싶던 차에 뜻이 맞았지요. 그와 처음 만난 것은 5년이 채 안되었고 서로 소속은 다르지만 사업 프로젝트 파트너로 일을 한 것은 3년이 되어갑니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따로 또같이’ 일을 하는 사이죠. 그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했고, 책도 함께 썼으며(평판사회), 매주 한 번 차를 마시며 서로 정보와 생각을 나눕니다.
그와 저는 참 많이 다릅니다. 그가 대학시절부터 의식도 있고, 사회를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던 사람이었다면, 저는 소개팅과 나이트를 다니며 학점에 신경쓰던 사람이었다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가끔씩 그에게 ‘부채의식’이나 컴플렉스 같은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나이 먹어서라도 시민으로서 주변의 공동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2013년부터 유대표와 함께 일하면서 파트너십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사업에서 동업이나 협력관계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이해관계나 일하는 방식 등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언젠가 제 대학원 시절 은사인 소설가 김탁환 선생님으로부터 “사람이 욕망이 같으면 함께 일을 도모하기 힘들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제게는 굉장히 인사이트가 있는 말로 들렸습니다. 물론 공통점이 있어야 어떤 일을 함께 노력할 수 있지만, 그 공통점의 크기가 너무 크면 충돌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삼년째 협업이 지속 가능한 이유를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찾습니다. 때로 다른 의견을 내놓지만, 그것이 오히려 협업의 묘미와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가 다른 경험과 전문 영역을 갖고 있고, 다른 스타일로 일을 하면서 함께 하기에 확장성이 더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 주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아재 투어의 의미는 물리적으로 함께 밀도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일터에서 떨어져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있었습니다. 도쿄 여행에서 만난 몇 가지 이야기는 HER-Report를 통해 따로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