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강아지를 키워보고 싶다고 아내에게 이야기해왔습니다. 결혼 전까지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 아내는 아파트에서, 출장 많은 맞벌이 입장에서 강아지 키우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더군요.
뭐, 결국 못 키우고 있습니다… 제 기억에 강아지는 제가 유치원 들어가기 전 마당이 있던 집에서 키우던 두 마리였습니다. 한 마리의 이름은 휴지였었고(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또 하나는 ‘복’자가 들어갔었는데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심리가 발현된 것인지 여행이나 출장을 다니다가 귀여운 강아지 인형을 보면 삽니다. 마음에 드는 강아지 인형을 발견하기란 그리 쉽지 않아서 지난 10년 동안 세 마리 샀을 뿐입니다. 첫번째는 폴스미스에서 큰 마음 먹고 산 비싼 핑크색 강아지 인형입니다. 그리고 올해 두 마리를 샀는데요. 손을 넣어 입을 움직이는 강아지는 클리블랜드의 미술관에서 구매했습니다. 이번 도쿄 여행 때 긴자의 이토야에 갔을 때 불테리어 강아지 베개를 팔더군요. 한쪽 눈만 멍든 것처럼 되어 있는 불테리어는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강아지기도 합니다. 미련없이 샀습니다:)
이렇게 해서 세 마리가 같이 삽니다. 살아있는 강아지처럼 집에 오면 꼬리를 흔들면서 맞이해주는 것도 아니지만, “강아지 말고 나를 키워봐!”라는 아내의 말에 위안(?)을 받고 오늘도 험한 세상 묵묵히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