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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05. 2019

한강변이 하얗게 물들던 밤

디네 앙 블랑Diner en Blanc

2016. 6. 13

도시가 삭막해지지 않도록 사람들은 여러가지 즐거움을 고안해냅니다. 1988년 프랑스의 프랑수아 파스키에와 그의 친구들이 시작한 행사 ‘디네 앙 블랑Diner en Blanc’은 전세계 각국에 퍼져서 이젠 25개 나라 60여 개 도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어제 저녁 서울에서 이 행사가 열렸습니다. 장소는 마지막 순간까지 비밀이었는데 직전 밝혀진 곳은 한강 잠원지구의 세빛섬.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 행사 전에 멈추었네요. 두 사람 단위로 참석하는데 기본적으로 테이블, 의자, 테이블보, 음식, 집기 등 모든 것을 참가자가 준비해 와야합니다. 식기와 커틀러리, 와인잔은 플라스틱 금지, 음식도 ‘2인분의 고급요리’여야 하고 드레스코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흰색의 ‘우아한’ 의상. 비가 오면 투명 우비나 판초를 입고 진행합니다.


이렇게 준비가 복잡한데 사람들이 많이 올까 하는 걱정은 기우. 깜짝 놀랄 화이트 스타일링에 음식과 집기를 준비했더라구요. 이렇게 다양한 디자인의 흰색 드레스와 원피스가 있는지 새삼 놀랐네요. 멋지게 꾸민 여성들에 비해 남성 참가자가 적어서 아쉬웠습니다. 화이트 드레스 코드가 남성분들께는 조금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식 준비가 힘든 사람은 미리 류니끄의 류태환 셰프가 준비한 간이 코스요리를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초여름의 한강변, 친구들과 함께 와인과 음식을 즐기며 음악을 즐기는 저녁. 지치고 힘든 일상을 즐겁게 해줄 매혹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 한강변이 온통 흰색으로 물든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그냥 눌 비슷한 일상과 달리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 모처럼의 이벤트를 보며 날 좋은 때 친한 친구들과 함께 도심에서 피크닉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부산에서도 열릴 예정이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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