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ing to One Another
사진은 제가 워크샵을 준비하기 바로 전날의 흔한 풍경입니다. 워크샵을 앞두고 디자이너와 함께 교재를 만들고, 가방과 양말, 펜을 사러 가는 것은 때론 힘이 들기도 하지만 머리를 식히는 즐거운 시간이기도 합니다.
지난 7월초 인천에서 있었던 워크샵 전날 호텔방에서 준비한 이 양말의 용도가 궁금하실수도 있겠습니다. 이 워크샵은 한 외국계 기업의 인사부문 임원들이 총 9개국에서 16명이 모였었는데요. 다양한 나라에서 모이다보니 서로 자주 만나 대화할 기회도 없다고 하더군요. 워크샵을 시작하고 10분도 안되어 양복에 구두를 신고 있던 제가 먼저 신발을 벗습니다. 그리고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나눠준 가방 속에서 양말을 꺼내어 신도록 합니다. 그럼 답답한 구두를 신고 있던 임원들도 모두 신기한 듯 구두를 벗고 정장에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양말을 모두 신게 됩니다. 이 때 양말은 딱 두 개씩만 같은 색깔과 디자인이니 자연스럽게 짝이 맺어지게 되지요. 때론 바닥에 앉아, 혹은 의자를 마주 당기고 대화를 시작합니다.
최근에 제가 워크샵 제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워크샵의 시작과 끝에 함께 읽는 시(詩)가 있습니다. 마가렛 휘틀리라는 미국의 조직개발 컨설턴트이면서 작가가 쓴 시입니다. 이 시의 제목은 그녀의 책 제목과 동일한데요. 바로 ‘서로에게 기대어 보기’입니다. 이 시를 아내와 메일로 주고 받으며 번역을 해보았는데 워낙 좋은 글이라 HER Report 독자분들과도 나누고 싶어 올려 놓습니다.
<서로에게 기대어보기를Turning to One Another>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나서는 공동체보다 더 위대한 힘은 없다네.
“무엇이 잘못되었지?”라고 묻기보다는 “무엇이 가능할까?”라고 묻기를. 계속 묻기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차리길. 다른 많은 사람들도 당신과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을 생각하길.
정말 중요한 대화를 시작할 용기를 갖기를
아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보고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며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길
앞으로 발견할 차이점에 관심 갖기를. 놀랄 준비를 하고 있기를
확실성보다 호기심을 중요하게 여기길.
가능성을 중시하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기를.
모든 사람은 무엇인가에 전문가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창조적인 해결책은 새로운 연결에서 나온다는 점을 깨닫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는 점을 기억하기를.
진정한 경청은 사람들이 좀더 가까이 다가서게 만드네.
의미있는 대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믿고
인간의 선량함에 기대어보길.
함께 지내기를.
(마가렛 휘틀리 Margaret Wheatley 지음; 김은령/김호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