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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06. 2019

자연스럽게 수도물 수 천배 값을 주고 사는 생수 이야기

2006년, 가장 비싼 물 브랜드 중 하나로 팔리고 있는 피지(Fiji) 워터가 <에스콰이어>를 비롯한 미국 내 잡지에 광고 하나를 싣습니다. 광고 카피는 “피지, 클리브랜드에서 병에 담지 않았기 때문에…(because it is not bottled in Cleveland)”. 이 광고는 클리브랜드 시 당국과 주민들을 열받게 만듭니다. 그리고는 바로 실험에 들어갑니다. 


피지 vs. 클리브랜드 수돗물. 그리고 클리브랜드 시 당국은 실험 결과 피지 워터에 유해 성분이 더 들어있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피지워터는 반박을 하게 됩니다. CNN Money는 ‘비즈니스에서 멍청한 101가지 순간들’ 중 하나로 피지 워터의 이 광고 캠페인을 꼽기도 했습니다.


펩시콜라의 부회장인 로버트 모리슨(Robert Morrison)은 2000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가장 큰 적은 수돗물이다.” 음료수인 게토레이(Gatorade)를 만드는 퀘이커 오츠(Quaker Oats)社의 음료부문 사장인 수전 웰링턴(Susan Wellington)은 “수돗물은 샤워나 설겆이용으로 격하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펩시와 코카콜라 모두 그들의 생수 브랜드인 Aquafina와 Dasani를 수돗물로 만듭니다.  


얼마 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협동조합 살림의 대표이면서 현재 국내에서 ‘테이크 아웃 워터링’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시판 생수 대신 수돗물을 마시도록 장려하는 이무열 대표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첨부한 비디오도 그로부터 추천받은 것인데요. 8분짜리 동영상으로 다소 길지만 꼭 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 비디오에도 나오듯, 이무열 대표 역시 마케팅의 역효과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마케팅 캠페인으로 인해 돈 주고 물을 사먹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지요. 미국 기준으로 놓고 보면 생수는 수돗물의 2천배 정도 가격입니다. 생수가 수돗물보다 깨끗한가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 수돗물이 음료로 적절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찜찜하기 때문에” 수도물의 수천 배 돈을 내고 물을 사먹는 것이 과연 적절할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래 비디오의 후반부에서 추천하듯 우리는 세금을 낸 정부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도록 요구하고, 거리에서 물을 공짜로(물론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지요)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음수대를 더 많이 설치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맞습니다.


서울시를 비롯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들이 IT 인프라 뿐 아니라 물 인프라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즘처럼 더울 때 시내를 걷다가 자연스럽게 음수대로 다가가 가방에서 물통을 꺼내 담아서 마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 역시 페트병에 담긴 생수를 사마시다가 집에서 정수해 마신 것이 4년 정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밖에 다니거나 사무실에서는 탄산수를 자주 사 마시는 편입니다. 최근 사무실에도 작은 정수기를 가져다 놓았는데 앞으로는 생수가 아닌 수돗물을 더 자주 마시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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