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 Report Mar 06. 2019

한 사람이라도 먹이고, 함께 먹고

마더 테레사와 풋볼 선수

아래 보시는 첫번째 사진(레아 파스케 페이스북 캡처; 조선닷컴에서 재캡쳐)은 플로리다 주립대 미식축구팀 주전 리시버인 트래비스 루돌프가 한 중학교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던 자폐아동인 보에게 다가가서 함께 피자를 먹는 장면입니다. 언론에도 보도된 이 한 장의 사진이 자폐아동 보의 어머니는 물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데요. 그 어머니에 따르면 보는 늘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 밥을 먹곤 했다고 합니다. 이날 중학교에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찾았던 미식축구 선수들 중 루돌프는 혼자서 밥을 먹던 보에게 다가가 “이름이 뭐니?” “같이 먹어도 될까?”라고 물었다고 하네요.

이 사진을 보며 지난 달 모교인 마켓 대학 교정에서 보았던 마더 데레사 수녀의 동상과 거기에 쓰여져있었던 글귀가 생각이 났습니다. “If you can’t feed a hundred people, then feed just one.” 백명에게 밥을 먹일 수 없다면 한 사람만이라도 밥을 먹이라는 것입니다. 


이 글귀를 가끔 떠올립니다. 정치인들이나 평론가들의 주장, 신문의 칼럼을 읽다보면 살짝 어지럼증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 칼럼을 쓰다보면 때론 제 주장에 대해 허망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요.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거대담론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사회, 조직)는 좀 변화가 필요해”라고 이야기할 때 사실상 그 우리에는 말하는 사람 자신은 빠져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저는 데레사 수녀의 말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거대담론(100명을 먹이는 것)만 이야기하지 말고,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 주변에서 직접 나부터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라는 뜻으로. 미식축구 트래비스 루돌프의 이 한장의 사진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것은 정치인들의 쇼도 아니고 그가 우연히 찾아간 중학교에서 혼자서 밥을 먹고 있던 한 소년이 그의 눈에 들어왔고, 그는 그에게 밥을 같이 먹자고 손을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자폐증으로 외롭게 살아온 이 소년에게는 어떤 거대한 자폐증 관련 담론보다 이 짧은 점심시간에 벌어진 일이 더 크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마침 오늘 신문에는 오는 4일 로마 바티칸에서 빈자의 성녀 마더 데레사 수녀의 시성식이 열린다고 하네요. 가톨릭 교회의 공식 성녀가 되는 것이지요. 축하의 마음 전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빌딩을 가진 자 vs. 아이디어를 가진 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