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 Report Mar 07. 2019

Abantal


Seville, Spain; abantal; alcalde Jose de la Bandera 7

www.abantalrestaurante.es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바베트의 만찬>이 있습니다. 온갖 세속의 기쁨을 억제하고 살았던 신심 깊은 손님들이 최고의 요리사 바베트가 차려준 만찬을 먹고 달빛 아래 손을 맞잡고 조용히 그러나 마음 속으로부터 기뻐하는 장면이 있는데 오늘 세비야에서 그와 살짝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물론 저야 맛있는 음식으로 대표되는 세속적인 기쁨을 억제할 자제력은 애시당초 갖고 있지 않습니다 ^^)


 호텔 콘시어주로부터 추천을 받고 찾아간 레스토랑 abantal은 위치만으로 판단하시 마시길. ‘도대체 이런 으슥한 곳에 좋은 레스토랑은 커녕 레스토랑이라는 것이 있기나 할까?’ 의심하는 바로 그 순간, 눈 앞에 소박하고 캐주얼한 간판이 나타날 겁니다.


 2005년 최고의 안달루시아 셰프로 뽑힌 훌리오 페르난데즈 셰프의 선별 메뉴에 소믈리에가 스페셜 와인을 매칭해주는 메뉴는 107유로. 메뉴를 받고 머리 속으로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린 결과 가격 대비 만족도가 가장 높은 선택이었습니다. 7코스에 5가지 와인이니까요. 그 결과는 – – --한 마디로 스페인에서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최고였습니다.


 갈색콩과 감자 폼, 살짝 삶은 굴, 광어, 야생 버섯, 붉은돔, 이베리아 돼지고기에 패션프루트 크림, 오렌지 스폰지 케이크로 이어지는 각 코스는 더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담백하고 기분 좋은 맛을 자랑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다 맛있는 거야 살짝 짜증 날 정도로 말입니다. 여기에 와인 궁합도 감동입니다. 기회가 되면 꼭 맛보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와인리스트 소개합니다.


1) 카바_ Maria Cabane Gran Reserva 2008 D.O 
2) 셰리 _ Sacistia AB D.O. 
3) 화이트 _ Marques de Alella Allier 2008 D.O Alella
4) 레드_ Baron de Ley Maturana 2010 Rioja 
5) 디저트 _ Don O.X. 1985 D.O. Montila Moriles


 세비아는 타파스의 본산지로 유명한데, 도시 크고 작은 레스토랑과 바, 카페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으니 다이어트 걱정은 잊어주세요. 저도 역시 그랬습니다. 호텔 방에 돌아와 체중계를 보기 전까지는요.…

매거진의 이전글 Los Berenguele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