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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07. 2019

“WCI”에 대하여 (1)

Waiter-Customer-Interaction

as Salgadeiras


 물론 레스토랑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쉐프이고, 요리의 맛이지만, 레스토랑에서 손님의 기분을 좌우할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더 맛있게 느끼게 만들어 줄수 있으며, 손님의 기억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결국 다시 돌아오게 만들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중요한 사람은 웨이터입니다. 앞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as Salgadeiras 레스토랑에서 웨이터가 손님과 상호작용하는 데에는 나름의 독특한 노하우와 캐릭터가 있는 듯 했습니다. 두시간여 식사동안 관찰한 이들의 모습을 나누어 소개해봅니다.


 입구에 손님이 들어서면 (몇 십초가 아닌) 몇 초안에 웨이터가 아주 반갑게 활짝 웃으며 손님을 맞습니다. 이 때 또 한명의 웨이터가 손님에게 인사를 하지요. 앞서 쓴 것 처럼 여기에서 웨이터 두 명이 살짝 귀여운 다툼을 합니다. 자기 손님이라고… 그런데 이 레스토랑에서 한 테이블에 두 명의 웨이터가 접근하는 모습은 자주 관찰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에서 식사는 하지 않고 혼자서 계속 위스키만 (정말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마셔대는 한 중년 신사에게 한 웨이터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또 한 명의 웨이터가 다가가서 ‘무슨 이야기야?'(스페인어라 제가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하는 표정으로 끼어듭니다. 그리고는 세 사람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남여가 온 테이블에도 한 명의 웨이터가 대화를 하다가 또 다른 웨이터에게 무엇인가를 묻곤 합니다. 그리고 세 사람의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제가 보기에 이는 이 레스토랑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었습니다. 마치 주방의 chef 아래 수쉐프(sous chef)가 있듯, 각 테이블에도 2명의 웨이터가 서로 역할을 분배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들에게 확인을 할 수는 없었지만, 아마도 한 테이블에 한 명의 웨이터가 전담할 때보다 팁(tip)의 총량은 이렇게 둘이서 서로 도움을 줄 때 클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들이 단순히 팁을 높게 받기 위해 이렇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손님으로 하여금 독특한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확실한 것은 손님의 입장에서 테이블의 두 면을 웨이터(그것도 비쥬얼이 그리 나쁘지 않은:) 둘이서 채워서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매우 정겹게 보였고, 실제 그런 서비스를 받은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았다는 것입니다. 손님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데, 손님의 입장에서 팁이라도 더 주며 기분낼 수 밖에요. 


 매뉴얼에 의한 친절이라기보다 몸에 밴 친절, 단순히 자신을 낮추는 친절이 아니라 혼자 온 손님도 외롭지 않게 배려하는 그들의 대화술, 정중함보다는 친구같은 장난기 어린 친절, 하지만 자신들이 판매하는 음식과 술에 대해서 확실한 전문성을 갖고 설명해주는 태도 등은 확실히 as Salgadeiras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곳 웨이터만의 손님과의 상호작용 방식은 손님들에게 확실한 기억으로 남게 하고, 마드리드에 돌아와 제가 지금 새벽에 호텔방에서 이런 글을 쓰고 있듯, 이 곳에서의 유쾌한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뿐인가요. ‘꼭 다시 돌아올!’ 도시 리스본에 다음번에 올 때에는 아마 첫째날 저녁에 이곳에 들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 쯤이면 이곳에서 어떤 음식을 먹었고, 음식맛이 어땠는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유쾌하고 친절하게 대했던 웨이터들은 꼭 기억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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