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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09. 2019

“미감에 대하여”


 HER Report를 가끔씩 들러주시는 분이시라면 아마도 “미감”이라는 제목에서 ‘맛(味)’을 생각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아름다움(美)’에 대해서 주제 넘은 이야기 할까 합니다.


 저는 아내가 출장간틈을 타:), 고등학교 시절 같은반에서 짝이었던 30년 친구와 통영에 1박 2일의 일정으로 여행을 왔습니다. 이제 마흔 중반이 되어 여행할 때 나름 ‘먹는 것’과 ‘잠자리’에는 돈을 투자하는 편이라 흔치 않을 기회인 이번 여행에서도 통영에서 좋은 숙소를 찾다가 한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리조트에 왔습니다.


 작은 방이 없어 큰 방을 어쩔 수 없이 들어왔는데요. 국제적인 항공사를 운영하는 기업이 운영하는 호텔이라 기본적인 센스는 있는 공간을 상상했습니다. 사실 별것 아닐 수 있지만, 숙박업이나 서비스업에서 ‘디테일’은 ‘별것’일 수 있습니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지요. 바닷가가 보이는 침실에 다소 촌스러운 침대와 화장대는 그렇다쳐도, 에어콘의 배선을 안방벽을 위 아래로 가로지르며 ‘못질’을 해댔더군요. 천장에는 흉하게 구멍을 뚫구요. 물론 통영지역의 주민이 소박하게 하는 펜션이었다면 얘기가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지불하는 하룻밤 숙박료는 (평수는 호텔방보다 훨씬 크지만), 서울의 특급호텔보다 더 많습니다. 과연 이 대기업의 임원들은 이 곳 숙소에 와 봤을까요? 커다랗게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고급 리조트에서 이런 광경은 화가 난다기보다는 안타까웠습니다. 더군다나 이 회사는 경영철학과 가치가 ‘아름다운 기업’이고 회사 웹사이트를 들어가보니 ‘업계 최고 1등의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아름다운 기업’을 지향한다고 되어 있더군요.


 저는 디자이너도 아니지만, 미감이란 단순하고 깔끔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고를 지향하는 리조트라면 그에 맞는 디자인과 서비스를 갖추는 것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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