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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09. 2019

교토 마루젠(Maruzen) 서점과 하이라이스의 추억



일본 여행, 특히 도쿄에 갈 때 큰 즐거움 중의 하나는 풍부한 영문서적을 갖춘 서점에 방문하여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아내와는 달리 일어를 전혀 못하는 저로서는 일본어 서적만 있는 서점은 제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노쿠니야 서점과 같은 곳이 그렇지요. 사실 도쿄 여행 중 서점에서 저는 좋은 책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리더십 코치인 마셜 골드스미스를 처음 알게 된 것도 도쿄의 한 서점이였습니다. 작년에 교토에 처음왔을 때, 도쿄에 비해 한 가지 안 좋았던 점은 서점, 특히 영문서적이 풍부한 서점을 거의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몇 가지 베스트셀러만이 한쪽 구석을 차지한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올해에 반가운 소식이 생겼습니다. 2005년 문을 닫았던 대표적인 대형서점 교토마루젠이 2015년 8월 21일에 다시 문을 열었다는 것입니다. 1869년에 처음… 시작한 마루젠은 일본의 대표적인 서점 중 하나입니다. 오늘 가보니 기대를 버리지 않고, 한 층의 거의 절반을 외국서적으로 분류하여 풍부한 컬렉션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이 곳에서 네 시간 가까이 놀았습니다.


마루젠이 기노쿠니야 서점등과는 달리 제게 특별한 것은 어린 시절 먹던 하이라이스를 판매한다는 점입니다. 하이라이스의 유래에 대한 여러 설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마루젠을 창립한 인물인 유데끼 하야시(Yuteki Hayashi)의 이름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마루젠은 도쿄에서도 교토에서도 서점 내 까페에서 다양한 하이라이스를 판매합니다. 오늘도 서점 쇼핑 후, 아내와 두 종류의 하이라이스를 주문하여 먹었습니다. 어린 시절과 달리 화이트 와인과 함께 먹는 하이라이스는 오랫만에 추억도 불러내주고, 모처럼 ‘초딩입맛’도 충족시켜주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었습니다.


교토 시내에서 마루젠이 10년만에 화려하게 복귀한 것을 보면서 종각에 있던 종로서적이 떠올랐습니다. 대학시절 종로서적은 친구들과 만나던 추억의 장소였는데요. 종로서적도 언젠가 부활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사들고 호텔방에 돌아오니 오늘만 20,591걸음을 걸었네요. 오늘도 푹 잠이 들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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