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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1. 2019

홋카이도 미쉐린2스타, 미셀 브라


방 예약 확인하던 중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려면 빨리 예약을 하라고 이야기 들었는데 잠시 게으름 피우다 떠나기 열흘 전 자리 구하느라 고생. 호텔 말고는 밥 먹을 데가 전혀 없다. 2박3일 일정이라 잘 배치해야 하는데 도착한 날 저녁을 미셀 브라에 예약하려니 단체손님 때문에 웨이팅. 다행히 자리 나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프랑스 라귀올의 거장 미셸 브라가 2002년 처음 연 해외 레스토랑. 우아함이 가득한 그의 요리는 홋카이도 식재료를 만나 새로운 해석으로 선보인다. 좀 짧은 디너로 와인 매칭 코스 시작. 라귀올의 풍습 대로 칼은 식사 시작부터 끝까지 바꾸지 않는단다(손님이 요청하면 물론 교체해주지만). 


계란에 메밀빵 토스트를 곁들인 웰컴푸드. 손님의 이름을 써넣은 빵을 보자기로 감쌌다가 풀어 보여준 후 잘라서 서브한다. 파프리카칩, 고구마, 치즈, 버섯퓨레 등으로 이루어진 아뮤즈 부셰 이후 두 종류의 보리를 넣은 호박 수프(홋카이도는 요즘이 호박철이라 호박수프, 호박아이스트림, 호박 마카롱 등이 쏟아져 나온다)와 연어. 요즘 맛있는 꽁치구이에 아스파라거스 곁들인 것이 다음 코스. 쿠스쿠스와 콜리플라워 다진 것을 패스트리 위에 올려서 주고 그 다음 메인은 홋카이도산 돼지고기(이때는 배가 너무 불러 제정신이 아닌 관계로 사진도 깜빡). 치즈 카트가 나와서 홋카이도산 치즈로 각기 다르게 골라 6종 맛보기. 리몬첼로 아이스크림과 치즈무스로 디저트. 끝났나 했더니 아이스크림 카트가 와서 고르라고 한다. 멜론과 무화과 콘 하나씩 먹고 가려는데 아직 남았다고. 브랜디 넣은 푸딩에 위스키 봉봉. 이제 진짜 끝이다.


코스에 매칭한 와인은 별로 생각 나는 것이 없다. 그냥 좋은 샴펜 한 병 시킬 걸 하고 후회했더니 “일어난 일은 일어나게 마련이니 후회해도 소용 없다”며 요즘 도인 같아진 남편이 한 마디. 호텔 쇼핑가 한 편에 미셸 브라 매장이 있어서 각종 식재료와 조리도구를 판다. 라귀올 칼이 탐나서 계속 쳐다보니 다시 남편이 “내 것이 될 운명이면 언젠가 갖게 된다”고 또 한 마디. 아, 뭐래. 확 사버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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