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 Report Aug 26. 2018

메릴본의 쿨하고 맛있는 레스토랑 ‘Portland’

런던 레스토랑

오랫만에 온 런던, 어떤 레스토랑이 괜찮을지 도통 확신이 없어 고민중이었는데 반가운 추천을 받고 바로 저녁 식사 예약. 메릴본 포틀랜드로드에 자리한 ’Portland’다. 2015년 문을 열었는데 영국에서 나는 좋은 재료를 간단하게 하지만 섬세하게 조리해 선보인다. 살짝 일본 음식의 조리법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

문을 열자마자 바로 미쉘린 1스타를 받았고 2018년에도 1스타를 받았다고 한다. 번쩍이는 샹들리에나 요란한 장식 없이 단정한 내부, 편안한 서비스로 손님을 맞는다. 평소 예약이 거의 다 차는 분위기인데 2명의 경우는 자리 구하기가 좀 쉬운 편이라고.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 테이스팅 메뉴에 와인 매칭으로 결정. 나에겐 비싸지만 런던의 다른 레스토랑에 비하면 좋은 가격이다.

일본식 계란찜을 응용한 웰컴 디시로 시작해 당근 피낭시에, 랍스터 타틀렛, 닭껍질 세 가지 멋있는 한입거리 스넥이 나오고 카바를 함께 준다. 이런 맛이라면 열 개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탄수화물 절제 따위는 다 잊어버리고 따뜻한 사워도우빵에 허브버터를 잔뜩 발라 먹으니 세상 천국이다.

본격적인 식사 시작은 일본풍으로 얇게 저민 관자회에 크림소스를 얹고 미니 포테이토를 곁들인 요리인데 여기에 드라이한 그리스 와인을 곁들여준다. 다음 코스인 뇨키와 비슷한 리코타 누디(gnudi)와 아스파라거스에는 뉴질랜드 말버러의 소비뇽 블랑을 마셨는데 쌉쌀한 허브 소스와 잘 어울렸다.

코스 중 제일 좋았던 것은 아귀구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한데 쫀득한 맛이 그 동안 먹은 아귀요리 중 최고인 듯.  뿌리채소와 스모크 뵈르 블랑소스를 곁들여 나왔는데 여기엔 역시 샤블리. 이쯤되니 배가 불러서 손들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까 빵을 적게 먹었어야 했어 ㅠㅠ.

그런데 스페인 식 파 구이인 칼솟과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닭고기 구이를 보는 순간 다시 투지가 살아나며 코트 뒤 론의 경쾌한 레드와인 원샷. 디저트는 라벤더 파르페와 루버브 아이스크림을 먹고 루아르 밸리 Vouvray의 살짝 달콤한 디저트 와인과 커피콩을 사용한 프티푸르로 끝.

맛있고 배부르게 먹고 나니 세상 기분 좋다. 아, 매일 이렇게 저녁을 먹으면 살은 마구 찌고 주머니는 텅 비겠군... 낼 부터는 식욕도 소비도 자제해야지 결심하다 바로 근처에 조금 더 캐주얼한 자매점 Clipstone도 인기있다는 셰프의 말에 다시 메릴본에 올 계획 세우는 한심함이란.

#런던레스토랑 #herlondon #Her_london


매거진의 이전글 이것저것 시켜 나눠먹는 ‘베트남 패밀리스타일 레스토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