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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2. 2019

엘 세예르 데 칸 로카

‘삼위일체, 세 형제가 민들어낸 세계 1위 레스토랑’

레스토랑: 스페인 히로나


 ‘삼위일체, 세 형제가 민들어낸 세계 1위 레스토랑’


 태양은 빛나고 초원에는 소와 풀들이, 바다에는 온갖 물고기들이 가득합니다. 지나친 가공이나 장식 없이 재료의 맛을 살린 음식으로 하루에 다섯 번 식사를 하는 나라. 오늘날 미식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스페인이지요.


 바르셀로나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달리면 작은 마을 지로나Girona가 나옵니다. 1986년 8월, 요리사 후안과 소믈리에 호셉 로카 두 형제가 이곳에 레스토랑을 열었습니다. 부모님은 물론 조부와 증조부 등 여러 대에 걸쳐 셰프였던, 피 속에 미식 DNA가 자리한 집안이었습니다.


 1995년 처음으로 미슐랭 1스타를 획득했고 1998년 디저트 셰프인 막내 호르디가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삼형제가 함께 엘 세예 드 칸 로카El Celler de Can Roca를 운영하게 됩니다.


 “우리가 선보이는 음식은 프리스타일이고 아방가르드하다. 하지만 스페인 카탈루니아의 전통 요리를 잊지 않고 있다.” 자유로운 형식과 상상력으로 대중적 음식을 만드는 이들은 전 세계 미식가를 감동시켰지요.


 2013년 마침내 영국 <레스토랑>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1위로 뽑혔습니다(서울에 돌아오자 2014 년 세계 레스토랑 랭킹이 발표되었는데, 덴마크 코펜하겐의 ‘노마’가 다시 1위를 탈환해 칸 로카는 2위로 내려왔네요).


 맥켈란 ‘Masters of Taste’ 행사를 위해 찾아간 이 레스토랑은 생각보다 작고 소박했습니다. 모더니스트 양식과 콜로니얼 양식을 절충해 건축가 이지도르 부시 이 바타예가 1911년 만든 건물을 개조해 만든 레스토랑은 셰프 25명과 어시스트, 수련생들이 일하는 주방, 6만병의 와인을 보관하는 셀러, 정원과 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름다운 카탈루냐의 햇살과 바람 속에, 셰프와 홀을 맡는 직원을 더한 숫자가 손님 수보다 많은 레스토랑에서 후안 로카가 지휘하는 음식을 먹고 호셉이 선정한 와인을 마시며 막내 호르디의 디저트를 맛보면서 3이야말로 완벽한 숫자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큰 형은 통찰력 있는 리더, 둘째 형은 사려깊고 조용한 조율사, 막내는 유쾌하고 장난스러우며 아이디어 넘칩니다. 이곳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테이블 예닐곱 개의 레스토랑이라 자리가 충분치 않은데 ‘세계 최고’ 타이틀을 달며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자리 구하기 어려운 레스토랑이 된 것이지요.


 예약을 하려면 10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답니다. 다만, 가끔 예약을 취소하는 사람이 생기니 바르셀로나에 갈 일 있으면 전화 한번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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