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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2. 2019

히노데(日の出うどん) 우동


레스토랑: 히노데 우동, 교토


 “철학의 길도 카레 우동 한그릇부터”


 난젠지에서 긴가쿠지에 이르는 철학의 길은 언제 걸어도 아름답습니다. 철학의 길로 향한다면 그 시작은 난젠지를 지나 에이칸도 근처에 자리한 히노데(日の出うどん) 우동입니다.


 11시부터 3시 반까지 영업을 하는데, 가능하면 11시 좀 전에 도착해서 기다리는 편이 좋습니다. 매일 손님이 많아서 길게 줄서서 기다려야 하니까요. 심할 때에는 1시간씩 기다려야 합니다. 찾기가 쉽지 않은데, 제일 확실한 방법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기. 아니면 구글의 도움 받기. 


 주인 아저씨는 조용하지만 친절하십니다. 한국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워낙 많다보니( 어떻게 한국에서 이렇게들 많이 찾아오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하시지만 싫지 않으신 듯) 한국어 메뉴도 있습니다. 아저씨와 아주머니 두분이 한국말도 어느 정도 이해하신다네요. 


 그동안 일본에서 맛본 음식 중 가장 낯선 것이 카레 우동, 아무리 먹어도 친해지지 않는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카레 우동을 먹어보고는 감동! 가다랑어포와 다시마를 진하게 우려낸 후 ‘엄선한 카레 루’를 넣어 끓인 국물에 면을 넣어 쫄깃한 우동이 커다란 그릇에 담겨 나옵니다.



 매운 맛은 보통,중간맛, 매운맛, 격하게 매운 맛 네 가지 중 고를 수 있습니다. 매운 맛을 골랐는데, 역시 우리는 매운 것 잘먹는 한국인! 예상대로 별로 안 매웠습니다. 다음번에는 격하게 매운 맛으로 먹어야겠어요.


 아무리 조심해도 미끌거리는 면발에 묻은 카레가 옷에 튀곤 하니 종이 앞치마를 입고 드세요~ 카레우동이 워낙 유명한 집인데, 오야코동도 맛있다는 일본 친구들의 조언에 따라 도전. 살아있는 밥알에 부드러운 계란과 닭고기, 달콤한 파. 휴우…. 맛있네요^^ 


 물가 비싼 교토에서 그나마 착한 가격. 음식점은 술을 팔아야 매상에 도움이 될텐데, 쿨하게 음식점 바로 옆에 자동판매기를 세워 놓고 “저기서 사 가지고 들어가라”는 아저씨. 지도 보며 고민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가가서 자세히 길 설명해주고 단골인 듯한 택시 기사분이 오시니 손수 자동판매기에서 녹차를 사서 건네는 아저씨의 매력이 동네 주민, 일본 관광객, 한국 관광객으로 가득한 이 작은 우동집 성공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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