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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Sep 11. 2018

“우리는 객실이 딸린 레스토랑!”

영국 전원 풍경의 멋을 그대로 간직한 16세기 건물 호텔 ‘The Pig

런던 시내 호텔과 일정을 다 예약해 놓았는데  H가 ‘the Pig’에 가서 1박 2일 지내고 오자 해서 “아, 그냥 밥만 먹고 오자” 했다. 그런데 런던에서 기차로 2시간, 역에 내려 다시 택시를 타야하는 복잡한 과정을 생각하니 밥 한끼 먹으러 너무 복잡하다 싶어 런던 1박을 날리고 햄프셔의 브로큰허스트 행. 결론적으로 H의 말을 들은 게 너무나 잘한 선택이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되었으니 말이다.


‘The Pig’는 브로큰허스트 말고 바스, 콤브, 도셋 등 5곳이 있고 조만간 캔터베리와 폴트락 등 3곳이 더 오픈할 예정인데 지역의 특징을 설려 숲, 절벽, 해안 등 아름다운 자연과 그곳에 위치한 옛 저택을 보존한 호텔에서 최상의 유기농음식을 선보이는 컨셉은 공통이다. 그중 브로큰허스트를 선택한 것은 이곳이 음식으로는 최고라는 ‘the Pig’ 본부의 추천 때문!  ‘더 피그 브로큰허스트’는 ‘In the New Forest’라는 별명으로, ‘뉴 포레스트’라는 영국 국립공원 안에 자리잡고 있는 1602년 세운 오래된 옛 저택을 개조한 곳인데 1800년대부터는 호텔로 사용되어 <셜록> 시리즈로 유명한 코난 도일의 친척이 운영했다고 한다.



친절하고 격의없는 서비스로 손님을 맞는데 주위는 넓은 숲이고 호텔 주위는 투숙객말고는 아무도 없어서 적막할 지경. 1층에는 바가 있고 라이브러리, 드로잉룸 등의 휴게실이 있다. 각기 다른 디자인의 오래된 가구가 묘한 조화를 이루어낸다. 그야말로 먹고 마시는 거 말고는 할 일이 없어서 책을 읽다 정원을 어슬렁거리고 산책하다 햇빛 쐬는 게 전부. 본관에 객실이 있지만 이곳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별채인 오두막 숙소가 좋은 선택이다. 일찍 잠에 들었다 새벽 3시 반부터 새소리에 강제 기상. 내가 좋아하는 박명수 님께서 “일찍 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 했는데, 아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는 시끄럽다.



렌트카로 왔으면 주변의 자연을 즐기기에 더 좋았을텐데 아쉬운 느낌. 하루 차이로 여름과 겨울이 바뀌고 일교차도 심해 감기로 고생하다 아무 것도 안하고 멍 하니 보낸 이틀간의 행복한 휴식이다. 이곳에서 먹은 음식에 관해서는 바로 이어서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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