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푸라전문점 텐유 (点邑)
레스토랑: 텐유,교토
“교토에서 가장 맛있는 덴푸라를 먹을 수 있는 곳”
시종일관, 수미쌍관. 텐이치의 덴푸라로 시작한 교토 여행, 마지막 날 저녁은 역시 덴푸라. 300년 역사를 자랑하며 교토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여관 ‘타와라야’는 최고의 서비스, 최고의 감각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가구, 소품, 어매니티 등을 직접 디자인하거나 셀렉해서 사용하는데 하나하나 최고의 디자인을 자랑해서 따로 이런 오리지널 굿즈를 파는 매장 ‘갤러리 유케’을 운영할 정도입니다. 음식 또한 최고. 교토 산조 타와라야 료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별도의 덴푸라전문점 텐유 (点邑)를 운영합니다.
2층 카운터석은 10 명 정도, 3층에서는 프라이빗 다이닝이 가능합니다. 다실을 연상케 하는 깔끔한 분위기는 타와라야다운 선택이었다네요. 찾는 사람이 많으니 반드시 미리 예약을 하고 카운터에 앉으시길. 튀김옷 개는 소리, 기름 끓는 소리, 고소한 냄새…. 이 모든 것이 덴푸라 전문점의 매력이니까요.
저녁 느지막히 도착해 덴푸라 가이세키를 시작했습니다. 애피타이저는 깨를 갈아 만든 고마 두부. 그후에 계절 사시미가 나옵니다. 이어서 교토의 특산 가지인 카모나스와 청어조림. 달고 짠 정도가 완벽하 조화를 이루어 입맛을 확 돋게 해줍니다.
드디어 덴푸라가 시작됩니다. 구리와 주철을 섞어 만들었다는 뎀푸라 냄비에 새 기름을 붓고 새우부터 튀겨줍니다. 그리고 꼬투리콩, 시소잎으로 감싼 은어, 가지가 이어집니다. 그 다음은 김으로 감싼 성게알튀김인데 텐이치의 성게알 튀김보다 맛있었어요.
덴푸라의 메인은 역시 갯장어(교토 사람의 하모 사랑은 대단합니다. 평생 먹은 갯장어보다 이번 여행에서 먹은 갯장어가 더 많을 듯!) 뼈채 튀겨 아삭거리는 맛이 일품입니다.
그런데 이날 먹은 덴푸라 중 최고는 마지막에 나온 옥수수였습니다. 달콤하고 수분 많은 옥수수알에 튀김옷을 슬쩍 입혀 가볍게 튀겨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식사는 텐동, 디저트는 포도와 복숭아 조림.
도쿄 라쿠테이에서 먹던 정갈한 덴푸라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 물어보았더니 셰프가 라쿠테이에서 수련을 했다네요. 텐유를 열었을 때도 라쿠테이의 이시쿠라 슈지 할아버지가 교토까지 와서 제자의 새로운 레스토랑을 살펴주었다고…
“하지만 라쿠테이와 달리 교토 스타일을 강조했지요. 재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골라 계절의 맛을 살립니다.” 많은 덴푸라 집에서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참기름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면실유만을 사용한답니다. 그러면 덜 느끼하고 바삭하게 튀겨진다네요..
다른 일본어는 형편없어도 식재료 이름만은 정확히 기억하는 통에 셰프 아저씨와 단답형 대화가 오갔습니다. “카모나스?”(ER) “오케이 카모나스”(셰프), “하모?” “오케이, 하모” 저의 질문과 아저씨의 응답이 참으로 아스트럴했네요.
한국에서 온 손님이라는 말에 옆 자리 손님인 교토 아주머니는 눈을 반짝이며 “한국 드라마 김삼순의 광팬”이라고 반기고. 근데 전 김삼순의 줄거리조차 잊어버려서(언제적 김삼순입니까…) 당황스러운 미소로 인사.
이번 교토 여행에서 레스토랑을 단 한 곳 추천하라면 저는 텐유를 고를 것 같습니다(H는 일 교토네를 고르겠답니다). 저녁 덴푸라 가이세키는 9천엔 대, 1만3천엔, 1만6천엔 세 가지. 점심에는 5천4백엔, 7천5백엔 코스가 있습니다. 주위에 작고 예쁜 상점이 많으니 산책도 한번 해보시구요!
7일간 중간중간 먹은 간식과 달콤한 과자, 빙수, 커피와 차는 나중 기회가 되면 다시 올리겠습니다. 여름 휴가인지, 식신로드 촬영인지 헷갈렸지만 다시 가고 싶은 교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