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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2. 2019

돛으로 만든 가방 매장 ‘Sea Bags’

메인 통신 #10


일요일. 락포트에서 점심을 먹으러 10분 거리에 있는 또다른 소도시 캠든(Camden)에 나왔다. 길을 걷다가 ‘SEA BAGS’라는 매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점원이 큰 소리로 “Sea Bags이 무언 줄 아세요?”라고 묻는다(이 점원은 내가 메인에 도착하여 2주만에 두번째 본 한국인이지만, 한국말은 할줄 모른다:). 알고 보니 바다를 접한 메인주에는 다양한 선박을 늘 볼 수 있는데, 여기서 나온 돛(sails)을 재활용하여 만든 가방이라고. 바려진 천막 등을 사용하는 가방 브랜드 프라이텍(Freitag)이 문득 떠올랐다.


이 회사는 1999년 한나 쿠비악(Hannah Kubiak)이 친한 친구와 돛을 재활용하여 수작업으로 가방을 만들어 파는 작은 가게로 시작했다. 2006년, 메인 주 출신으로 타지에서 공부하고 반도체회사에서 일했던 베스 쉬슬러(Beth Shissler)가 이 가게에 들러 가방 몇 개를 사면서 쿠비악에게 할인을 부탁했다. 쿠비악은 들어주지 않았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둘은 동업에 이르게 된다. 고향인 메인주에 돌아와서 그동안 글로벌 기업에서 쌓은 능력을 발휘하고 싶어했던 쉬슬러의 선택이었다. 역시 메인주 출신으로 L.L.BEAN(메인주의 대표 아웃도어브랜드)에서 마케팅을 하던 돈 오크(Don Oakes)도 합류하면서 사업은 확장된다. 사람들은 지역색을 담고 환경 보호의 메시지도 깃든 이 가방을 좋아했다. 그런 과정에서 수차례 투자은행의 투자 제안이 있었다. 투자자들은 제품 생산지를 중국으로 바꿔서 비용을 아끼자고 제안했지만 이들은 거절했다. 메인을 떠나서는 진정한 ‘Sea Bags’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Sea Bags 직원 1/3은 이 회사가 출발한 다음 해부터 합류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이들이 철칙으로 삼는 세 가지가 있는데, 제품 제조와 사업에 있어 환경을 보호하는 것, 메인주(그것도 해변가)에서 만들 것, 지역사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작은 항구도시의 특성과 지역에서 자란 사람들의 비전이 잘 맞아 떨어진 스토리였다.

 

인구가 줄어가고 점점 활기를 잃어가는 우리나라 항구도시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은 없을까? 


우리도 지방에서 태어나 대도시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다시 자신이 자란 지방으로 돌아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색을 잘 살린 사업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Sea Bags 보다 더 근사한 브랜드가 탄생할지 누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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