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밀워키
Restaurant-미국, 밀워키
이번 출장 중 가장 좋았던 식당은 밀워키에 위치한 Bartolotta’s Lake Park Bistro였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에 따르면 밀워키에 있는 1200여 개의 식당 중 12위로 나와있는데요.
미시간호수(이 호수는 그야말로 거대해서 우리나라 면적의 거의 60% 정도 됩니다)가에 위치해있어 바로 창가로 호수를 볼 수 있습니다.
양파수프(Soupe a l’Oignon)가 가장 좋았고, 달팽이 요리(Escargots), 빠떼(Pate de Campagne)도 아주 훌륭했습니다. 좋은 음식이 그렇듯 입안 구석구석에 잠들어 있던 감각을 깨워준다고 할까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웨이터였습니다. 50대 정도로 보이는 품위 있는 신사가 아주 프로페셔널하게 도움을 주었는데요.
보통 그렇듯 애피타이저와 수프, 메인 디쉬를 주문하려다가 양이 너무 많지 않을지 묻자 웨이터는 친절하게 애피타이저와 수프를 먹고 나서 그래도 여유가 있다면 그때 메인디쉬를 시키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하더군요.
제 경험에 따르면 보통 이렇게 묻게 되면 웨이트리스나 웨이터는 “아 괜찮습니다. 양이 그리 많지 않을 거예요…”라고 하거나 작은 요리 하나 정도를 덜어내는 정도였는데 말이지요.
심리학 교과서에 보면 신뢰란 자신에게 불리한 결정을 할 때 발생한다고 되어 있는데, 그의 행동이 딱 그랬습니다. 결국 우리는 애피타이저 몇 가지를 먹고는 메인 요리는 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후 다시 밀워키를 방문한다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레스토랑이고 이 웨이터분이 그때도 있기를. 그때는 육회 비슷한 스테이크 타타르(Steak Tartare)를 꼭 먹어보고 싶네요.
90년대 이 곳에서 지낼 때 가장 애정을 갖고 지도해주셨던 교수님께서는 점심을 이곳에서 사주시고는 저녁에도 집으로 초대해 가족과 함께 고기를 구워 요리를 해주셨습니다.
20년 전 배우고 공부했던 교수님과 만나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뜻깊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