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선택을 극대화하는 미국의 식당들
워크샵 참석자 중 클리브랜드에 사는 마음씨 좋게 생긴 수잔이 가보라고 추천해 준 두 군데의 식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해피 도그(Happy Dog)
핫도그 레스토랑과 술을 파는 바, 그리고 무대가 있어 밴드들이 연주도 하는 공간입니다. 1987년 마이클 J. 폭스가 조언 제트(Joan Jett)와 영화 <Light of Day>에서 밴드 연주 장면을 찍었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2) 바리오(Barrio)
타코를 파는 곳인데, 지금까지 먹어본(그리 많이 먹어본 것도 아니지만:) 타코 중 가장 맛있더군요. 더 정확히 말하면 이런 타코 맛은 처음 먹어본 것 같습니다. 그 맛을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겠네요… 겉에 싸먹는 Tortilla에서는 Green Goddess가 가장 유명하다고 수잔이 추천하길래 저도 이것을 주문했습니다. 고추 표시가 다섯개 있는 Carolina Reaper는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너무나 매워서 왠만하면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 두 군데 식당 모두 개인의 선택을 극대화하고 있었습니다. 두 곳 모두 6-7개의 카테고리를 두고 하나하나 선택하도록 하더군요. 물론 미국에서는 하다못해 샌드위치 하나를 주문하더라도 빵, 치즈, 야채, 소스 등 다양한 것에 대해 무엇을 원하는지 질문을 합니다.
이번 출장 중 만난 한 사람과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마트에서 어머니가 쇼핑하면서 세 살 정도 된 아이에게 “너는 어떤 시리얼을 먹고 싶니?”라고 묻는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더군요. 그에 비해 우리 사회에서는 가정, 학교, 직장에서 “당신은 무엇을 원합니까?”라는 질문을 훨씬 덜 묻고 받는 편입니다. 특히나 ‘아래’ 사람에게는 이런 질문을 좀처럼 하지 않지요. 특정 사회가 이런 질문 “무엇을 원합니까?” 혹은 “어떻게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을 덜 받는다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생각해볼 기회가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핫도그와 타코 이야기에서 너무 많이 나갔지만:) 민주주의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democracy as a lifestyle)로서 정착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개인주의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서로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서로 질문을 더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