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브랜드 리틀 이태리에서
Restaurant: 미국, 클리블랜드
‘리틀 이태리’. 저는 처음에 특정 식당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인 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일반명사로 ‘코리아 타운’처럼 이태리가 아닌 지역에 이탈리안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이탈리안 가게나 식당이 줄지어 있는 지역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클리브랜드에도 리틀 이태리 지역이 있는데 제가 머물던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이번 클리브랜드 출장 중에는 중요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이 곳에서 만난 재즈 임팩트의 마이클 골드 대표와 공동으로 2시간 동안 작은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재즈의 즉흥연주가 비즈니스와 조직 변화에 주는 의미에 대해 색소폰, 드럼 연주자와 함께 마이클이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며 재즈 측면에서 이야기를 하고 저는 이것을 받아 비즈니스와 조직 측면에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었지요. 화요일 발표를 앞두고 일요일에 클리브랜드 미술관에서 리허설을 하고는 저녁에 리틀 이태리 지역에서 술 한 잔을 하고 Mia Bella라는 곳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이날 마이클은 저를 버번의 세계로 초대하더군요:)
이 곳에서 그는 세 가지 버번을 바텐더에게 부탁해서 맛을 보도록 했습니다. 첫째 잔은 Bulleit. 비교적 최근인 1987년 법조계에서 일을 하던 Thomas E. Bulleit, Jr.는 자신의 고조부인 Augustus Bulleit이 1830-1860년에 만들어서 집안에서 전해져내려 오던 버번을 되살리겠다고 결심하고 회사를 설립하여 지금까지 버번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두 번째 잔은 Bulleit과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켄터키에서 온 버번이었습니다. 1812년부터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은 Booker’s였습니다. 역시 켄터키에서 만들어진 버번으로 극히 소량으로만 만든다고 합니다. 이 버번은 술통에서 바로 병에 담아 가까운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던 것을 일반에 1992년부터 공개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알코올 도수가 60도를 넘어갑니다… 마이클과 저는 그날 리허설을 마치고 빨리 잠드는 것이 좋겠다는 핑계로 Booker’s를 마셨습니다. 화요일 공동 진행 세션을 잘 마치고는 다시 리틀 이태리로 와서 오징어 요리 한 접시에 버번 두 잔씩(그것도 큰 컵으로:) 마시고 또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번에 알게 된 것인데 전 세계 버번위스키의 95% 정도가 미국 켄터키에서 생산된다고 하네요. )
이것도 나이가 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양주의 맛을 도통 모르겠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식사 후 소화를 위해:) 얼음잔에 양주를 마실 때가 있습니다. 천천히 마시면서 술이 소화기를 통해 내려가는 것을 음미하는 것이 좋더군요…앞으로 서울의 바에 가게 되면 이 버번들을 한 번 찾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