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역 근처 맘 편한 이자카야
레스토랑_ 교토
술과 안주, 간단한 식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이자카야는 모든 여행자의 로망.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멀리 가기 귀찮은 날, 교토역 니시오토인 근처에 꽤 괜찮은 이자카야 ‘쿠라쿠라(蔵倉)’를 찾았습니다.
사케를 시켜야 하는데 종류가 어찌나 많던지… 드라이한 사케로 추천해달라 부탁했더니 주인이자 셰프 아저씨가 세 가지 사케를 골라 놓고 맛을 보고 고르라며 듬뿍 따라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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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푸라 코너와 그릴, 사시미 코너 등으로 구획이 나누러진 오픈 주방에서 두 명의 조리사가 쉴 새 없이 움직입니다. 영어 메뉴도 있고, 셰프와 직원들이 영어를 할 수 있어 맘 편히 주문할 수 있어요. 대부분의 이자카야가 그렇듯, 구이, 조림, 튀김, 샐러드, 밥 등 온갖 음식이 가능합니다. 메뉴에 없어도 부탁하면 기꺼이 만들어줄 분위기에요.
서비스로 나온 마른 오징어튀김을 먹고 맹렬히 주문. 가지된장구이, 문어초회, 사시미, 비엔나소시지구이, 계란말이, 꽁치구이, 돈가스… 를 시켰습니다(내, 저희 두 사람이 먹은 내용 맞습니다.^^ ) 옆 자리 일본 손님은 하나씩 시켜 천천히 음미하던데 역시 우리는 풍성하게 차려야 하는지라. 싱싱한 제철 재료를 바로 굽고 찌고 튀겨내는데 간결하고 호방한, 편안한 맛과 분위기입니다.
오래된 공간에 곳곳에 붙은 메뉴, 눈 앞에서 바로 음식을 만들어 서빙해주고 단골손님과 주인이 농담을 주고 받는, <심야식당>의 왁자지껄한 확장 버전이네요. 안주는 500~1000엔 대(사시미는 예외구요), 술값도 적당해 근처 직장인이나 상인들이 단골이랍니다. 물론 저희처럼 많이 시키면…계산서 금액에 놀라게 되긴 합니다.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먹고 마신 ‘고마운’ 손님이여서인지, 셰프가 연신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알고 왔는지 물어보네요. 트립어드바이저 참고했다니 ‘온라인은 역시 무섭네’ 하며 웃습니다. 교토 떠나기 전 다시 한번 와야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한 가지, 일본은 실내 흡연에 꽤 관대한 편입니다. 특히 바나 이자카야라면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