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 속에서 빛나는 포스
레스토랑_교토
시조도리에서 후야초로 들어가는 길, 간편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들어간 ‘스데이すて居’. 원래 저녁식사와 술 마시기 좋은 곳으로 점찍어 두었는데 일정이 안 맞는 바람에 그만.
길다란 카운터 8석이 전부. 2층에도 자리가 있어 서빙하는 스탭들이 부지런히 오고 갑니다. 매일 10인분 한정이라는 마구로(참치) 덮밥과 햄버그스테이크 덮밥을 시켰습니다. 흰쌀밥에 참치회, 채소와 김 자른 것이 전부. 간장과 와사비로 간을 해 먹는데 우와. 상큼하고 기분 좋은 맛이라 평소 회덮밥을 싫어하던 저도 반할 정도였습니다. 와규를 사용한다는 햄버그 스테이크는 기계가 아니라 칼로 다져 식감이 좋고 한입 베어먹으면 육즙이 퍼져서 감동.…
공통적으로 흰쌀밥이 진짜 맛있었습니다. 과묵한 셰프 아저씨가 전기밥솥에서 밥을 살살 퍼 담아줍니다. 뭔 비결이 있겠나 싶은데 밥알이 하나도 뭉개지지 않고 다 살아있습니다. 되지도 질지도 않으며 찰기와 윤기도 적당해서 정말 맛있습니다.
한식의 기본도 밥인데 한식 음식점의 문제는 밥이 맛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합니다. 오래 묵은 쌀, 언제 지었는지 바싹 말랐거나 냄새 나고 물 조절 불 조절이 안되어 질거나 설익고.
가격이 싼 편은 아니지만 이 정도 음식이라니 아깝지 않습니다. 단순한 정식인데 진짜 포스가 느껴졌습니다. 저녁에는 어떤 음식을 선보일 지 궁금한데 이번 여행에는 힘들 테니 다음 번을 기대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