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셰프 토마스 캘러가 만든 베이커리
Restaurant-US: 욘트빌
주말 아침 일찍 차를 몰아 나파밸리로 향하면서 일부러 아침을 먹지않고 떠났습니다. 욘트빌(Yountville)에 위치한 유명한 빵집 부숑에서 먹기위해서였습니다. 비가 내리는 아침 도착하니 8시 정도. 욘트빌은 작으면서도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
이 곳에는 전설적인 미국 최고의 쉐프 토마스 켈러가 만든 고급 레스토랑 The French Laundry가 있고, 이보다 조금 저렴한 비스트로 Bouchon이 있습니다. 이 두 곳은 아쉽지만 다음에 오기로하고 2003년 그가 세운 Bouchon 베이커리에 들렀습니다.
이 빵집은 생각보다 정말 작았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있는 파리바게트의 절반도 안될 공간이었지만 아침 일찍부터 사람들이 줄지어 빵을 사더군요. 가게 안에는 앉아서 먹는 테이블이나 의자도 없습니다. 길거리에 의자와 테이블이 몇 개 있지만 비가 와서 이나마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바게트 샌드위치와 시나몬 도너츠 커피를 사서 아침으로 먹었습니다.
토마스 켈러는 1955년 생이니 60을 넘겼습니다. 그는 자신이 미국내 소유한 식당 세 곳에서 모두 일곱개의 미슐랭스타를 보유한 대단한 셰프입니다. 뉴욕의 Per se와 욘트빌의 프렌치런드리 각각 3개, 부숑레스토랑이 1개입니다.
그가 살아온 배경을 읽어보면서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를 떠올렸습니다. 빌 게이츠도 토마스 켈러와 같은 해인 1955년에 태어났습니다. 그는 시애틀의 사립학교에 다녔었는데 당시로서는 흔치않은 컴퓨터가 놓여있었고 여기에서 게이츠는 수천 시간 동안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었답니다. 이것이 그가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중 하나였지요.
토마스 켈러의 어머니는 레스토랑 오너였습니다. 그는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도와 부엌과 레스토랑에 익숙했습니다. 청소년 시절 요트클럽에서 설겆이를 담당하다가 곧 요리 파트로 옮겼습니다. 이곳에서 요리에 대한 열정을 발견하게 되고 홀랜다이스 소스에 특히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후로 뉴욕과 파리 등에서 훈련을 받게고 자신의 레스토랑을 열면서 인정받아갑니다.
그가 이끄는 토마스 켈러 레스토랑 그룹 홈페이지를 보다가 ‘Message to our guest’란을 발견했습니다. 보통 CEO가 자신이 직접 쓰지않았을 글을 통해 뻔한 이야기를 하는 공간말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곳에서 켈러는 자신들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때로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며 손님들을 실망시킬 때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뉴욕타임스>의 레스토랑 비평가인 Pete Wells가 뉴욕의 Per se에 방문했을 때 자신들이 그를 실망시켰다면서 만족하지 못한 손님들에게 미안하고 대신 자신들은 실수를 하면 더 열심히 일한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은 음식이나 와인이 아니라 감성적 경험(emotional experience)이라고 말합니다. 훌륭한 음식이란 한동안 잊고 있었던 혹은 느껴보지 못했던 즐거움을 찾게 해주는 것이며 결국 요리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자주 밥먹는 것이라는 <행복의 기원>의 저자이자 심리학자인 서은국 교수의 이야기와도 통하는 말이네요.
그나저나 2013년 여름에 욘트빌에 토마스 켈러가 부엌도구를 파는 가게를 열었다니 다음번에는 들러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