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한 멸치국물의 만나손칼국수

충무로 인쇄골목

by HER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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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_서울


충무로는 영화와 인쇄의 중심이었다. 극장과 영화사, 인쇄소와 출력소, 현상소가 넘쳐났던 곳이다. 예전의 활기를 사라졌지만 지금도 큰 길 뒤 작은 골목길을 가면 크고 작은 인쇄소와 공장들이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줄 작은 식당도 바쁘게 움직인다.


가끔은 바람을 쐬러 회사에서 가까운 충무로로 나간다. 충무로 근처에는 칼국수로 유명한 집이 많다. 자주 가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만나칼국수. 메뉴는 칼국수와 칼만두(칼국수에 만두를 넣어주는)가 전부이고 날이 더워질 무렵이면 콩국수를 한다. 모 음식프로그램에 이 집이 콩국수 맛있는 곳으로 소개되는 바람에 갑자기 손님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 집은 이름처럼 칼국수가 우선이다.


들어가면 바로 주방이 보이고 높이 쌓여있는 커다란 스테인레스 국수그릇이 눈에 들어온다. 커다란 들통에는 그날 쓸 육수가 들어있다. 근처에 닭칼국수로 유명한 곳도 있고 바지락 칼국수나 사골칼국수를 하는 곳도 많은데, 이 집은 그냥 담백한 멸치육수를 사용한다. 사골육수나 닭육수의 진득거리는 느낌과 다르게 깔끔하고 감칠 맛 나는 이 집 칼국수 국물은 추운 날이면 그릇 채 들고 마시고 싶을 정도. 면은 직접 반죽해서 칼로 썰어내는데, 얇고 부들거리는 면발이 독특하다. 그래도 퍼지거나 흐들거리거나 끊어지지 않는다.


이날은 손님이 너무 많아 국수가 거의 다 떨어졌다고 사장님이 걱정하신다. 평상시 워낙 국수를 많이 주기에 조금만 주어도 괜찮다고 했더니 대신 만두를 세 개나 넣어주신 바람에 칼국수가 아닌 칼만두가 되었다. 만두를 잘라 먹으면 김치와 고기소 때문에 국물이 지저분해지니 바로 접시 달라해서 덜어 먹는 걸로. 계란 지단과 김고명을 위에 올려주기에 국물이 끝까지 맑고 깔끔하다. 젓갈을 달여 만들어 상큼하고 깊은 맛이 나는 겉절이와 함께 먹는데, 따로 부탁하면 오래 된 묵은 김치도 주니 기호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갈 만한 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근처에서 일하는 사람에겐 부담없고 편한 곳이다. 질리지 않고 먹고 나서도 속 편한 국수 한 그릇. 테이블이 적어서 점심 때 가면 모르는 사람과 합석은 다들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벽을 빙 두르고있는 ‘바’ 테이블 덕에 혼자 가서도 편히 먹을 수 있다. 점심시간에 가면 줄을 길게 서야하니 아예 빨리 가거나 늦게 가야한다. 저녁 6시 전에 문을 닫고, 주위 사무실과 공장들이 문을 닫는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으니 참고하시길. 충무로5가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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