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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5. 2019

‘히가시차야’

고풍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찻집 거리


HER Travel_가나자와


이름은 ‘차의 거리’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게이샤들이 나오는 고급 요정 거리였다. 경제적으로 번성한 도시였기에 도시 곳곳에 유흥가가 자리했는데 지금 남아있는 것은 히가시차야, 니시차야,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번화한 곳이 도시 동쪽에 자리한 히가시차야다. 한적한 아사노가와를 지나면 오래된 목조건물과 돌로 된 박편이 깔린 거리가 묘한 향취를 풍기는 거리가 나온다. 이곳은 교토의 기온 거리와 더불어 ‘역사적인 찻집 거리’로 국가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


에도시대에는 일반적으로 2층을 만들지 않았는데 찻집 건물이나 요정에는 2층을 인정했다고 한다. 1층은 기무스코(木蟲籠)라는 아름다운 격자무늬로 장식하고 2층에 접객용 방을 만드는 것이 찻집 건물의 특징. 밖에서 보면 작아 보이지만 안쪽으로 들어서면 미로와 같은 복잡한 복도가 이어진다. 1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찻집은 입장료를 내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오래된 옛 건물을 보수해 디저트가게, 카페 등으로 활용한 곳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중 유명한 곳은 국가 지정 중요 문화재로서 유명한 ‘시마(志摩)’, 가나자와 최대 규모의 찻집인 ‘카이카로(懐華樓)’ 등인데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이고 예전에 가보았으니 과감하게 패스. 


대신 곳곳에 숨어있는 작고 예쁘고 특색 있는 가게 구경에 나섰다. ‘야마토미소쇼유( ヤマト醬油味噌)’는 1911년 설립되어 다양한 된장과 간장은 물론 장류를 이용한 갖가지 제품을 만든다. 이 집에서 간장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으며 히가시차야 구경을 시작했다. 또 다른 유명한 된장 집으로는 1830년 장사를 시작한 다카기 코지( 高木糀商店)이 있으니 된장이나 간장 등을 사 오는 것도 좋을 듯.


식사를 하려면 프렌치 레스토랑인 로베르 뒤마(Robert Dumas)나 미슐랭 1스타 초밥집으로 카운터 8석이 전부인 ‘미쓰가와(みつ川) 등의 고급 음식점이 있는데 일본 내 관광객들의 예약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 미리 예약이 필요할 듯하다. 하지만 이 일대에 작고 캐주얼한 음식점들도 많으니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걸어 다니면서 거리에서 먹지 않는 것이 차야가이의 룰. 아름다운 경관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정신없이 큰 메뉴판이나 간판을 가게 밖에 내다 거는 것도 불가. 음식과 음료는 꼭 매장 안에서만 먹고 마셔야 하고 소프트드링크 등의 테이크아웃도 불가하다. 아름답고 예쁜 걸 지키려면 이 정도의 노력과 고집은 필요한가 보다.


* 히가시차야 메인 도로 말고 뒤쪽에 숨어있는 작은 거리들도 천천히 걸어보시면 이솝 매장, 사케+밥집, 공예숍, 앤티크점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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