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LP를 들을 수 있는
HER travel_가나자와
가나자와에 도착한 저녁 바로 달려간 곳은 바로 2017년 봄 문을 연 ‘가나자와 뮤직바’. ‘긴자 뮤직바’를 가보았다면 비슷한 오디오 시스템에 음악 선곡이 아닌가 생각이 들 것이다. 탄노이 웨스트민스터 스피커에 매킨토시 앰프, 가라드 턴테이블이 자리 잡고 50년대 재즈부터 60년대 R&B, 7080년대 록을 거쳐 다프트 펑크에 이르기까지 1000여 장 LP를 통해 장르와 시대를 즐겁게 오간다. 그럴 것이 이곳 역시 긴자 뮤직바를 프로듀스 한 몬도그로소의 오자와 신이치(大沢伸一) 작품이니까.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음악이라는 세계를 여행한다”라는 컨셉의 이 공간은 긴자뮤직바보다 훨씬 대중적이다. ‘KANAME INN TATEMACHI’의 카페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 뒤편은 전통공예인 구미코(組子, 쪽맞춤)를 이용해 행운을 가져다주는 패턴으로 꾸몄는데 이 호텔과 바 모두 ‘와모던(和モダン)’을 디자인 컨셉으로 삼았다고 한다. 밤이면 호텔 투숙객들이 가끔 내려오는 정도라 한가하다.
가나자와 여행 내내 출근하듯 가다 보니 금세 얼굴을 익힌 바텐더의 도움으로 메이지유신 150주년이었던 2018년 한정판으로 선보인 가고시마 혼보주조의 ‘사이고 돈’,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돗토리 마쓰이 주조의 쿠라요시 위스키와 함께 히로시마와 오카야마의 크래프트 진 등등을 마셨다.
집에서도 들을 수 있는 곡들인데 바에서 DJ가 골라 틀어주면 왜 즐거움이 더 큰 걸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도 좋아한다는 반가운 발견과 인정 욕구 때문일까. 음악을 듣다 보면 호텔로 돌아가기가 싫을 정도다. 지난봄 1주년 파티에는 FPM의 다나카 토모유키(田中知之)가 게스트 뮤직 셀렉터로 참여해 파티를 했고 올해 봄 2주년을 맞아 또 행사를 생각 중이라니 궁금하다. 4월 초에 가나자와 가실 분은 참고하셔요!
竪町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