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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5. 2019

쿠킹 클래스

낯선 여행지에서의 즐거움 하나


여행을 하거나 출장을 가거나 시간이 애매하게 남을 때가 있다. 구경을 하거나 쇼핑을 하기는 지루하고 뭔가 새로운 게 없을까 고민할 때 가끔 쿠킹 클래스에 참석한다. 방콕 여행길에서는 호텔에서 진행하는 쿠킹 클래스에 참석했는데 특이하게 현지 시장에서 기본 재료를 같이 사고 호텔 주방에서 간단하게 태국 요리의 기본을 익히는 클래스였다. 우리나라 시장이나 마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레몬그래스나 고수, 바닐라빈 등의 식재료를 눈으로 확인하는 즐거움이란.


베트남 출장길에서도 비행기 시간이 한밤이었어서 남은 반나절을 따로 호텔의 쿠킹 클래스 예약을 해서 참석했다. 다른 수강생이 아무도 없어서 졸지에 셰프에게 단독으로 수업을 받는 어색함에 어찌나 신경 쓰이던지… Farm to Table을 강조하는 곳이어서 호텔 한 편에 따로 텃밭이 있었는데 필요한 채소와 허브를 직접 따와서 기본적인 베트남 요리를 만들어 본 특별한 기회였다.


이번 두바이 출장 역시 비행기가 밤 시간이었는데 떠나기 전 시간을 두바이 시내의 쿠킹 클래스에 참석했다. ‘Top Chef’라는 이곳은 두바이에 찾아온 관광객은 물론 이곳에 가주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네 명이 함께 전채, 메인, 디저트로 이어지는 3코스 만들기에 돌입! 쿠킹클래스라고 하지만 기본 식재료가 준비되어 있고 계량까지 되어 있으며 함께 하는 선생님이 상세하게 설명해주기에 어렵거나 복잡하지는 않다. 농어살과 각종 채소를 잘게 썰어 파인애플 슬라이스로 말아 카넬로니(이탈리아식 과자) 모양으로 만든 애피타이저를 시작으로 다진 새우 소를 넣은 슈마이 스타일 오징어먹물 토르텔리니가 메인이었다. 초코볼에 크림을 채우고 코코아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디저트 마무리. 재료를 잘라 다지고 생선살을 바르고 밀가루로 파스타를 만들고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데 몰입하고 그보다 더 몰입해서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고 나니 3시간이 훌쩍 넘어서 공항으로 갈 시간.


다른 고민이나 잡념 없이 셰프가 시키는 대로 왔다갔다, 한 단계 끝나고 손씻고 정리하고 또 다음 단계로 옮겨가기를 반복하다 보니 머리 속이 오히려 맑아진다(물론 세 시간 넘게 서있어서 몸은 좀 피곤했지만). 서울의 내 작은 부엌으로 돌아가 이 재료를 다 준비하고 각각 요리를 다시 해보는 일은… 불가능할 것 같다. 역시 제대로 된 음식은 전문가가 만든 것을 사먹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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