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용품: 버거프레스
대학 입학 무렵 맥도널드와 웬디스,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의 한국 진출이 시작되어 2001년까지 저의 햄버거 사랑은 계속되었답니다. 그러다 2001년, 이 햄버거 사랑을 멈추었습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에릭 슐로서가 쓴 <패스트푸드의 제국>을 번역하게 되었거든요.
아무리 비위 좋은 사람이라도 이 책을 보고 나면 패스트푸드점에 당분간 못들어갈 겁니다. 불결함과 그로 인한 식중독, 노동착취, 동물학대,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리는 기업의 횡포…. 번역하는 동안 속이 울렁거린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가끔 햄버거가 아른거릴 때가 있습니다. 30여년 먹었던 음식을 끊기가 쉬우려구요. 그래서 아예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햄버거빵에 피클, 양상추와 토마토, 양파만 준비하면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패티입니다. 기름기 없는 좋은 쇠고기(저는 주로 등심을 사용하는데 어깨살, 우둔살 등등 취향따라!)를 다져 마늘과 양파, 소금과 후추 약간 넣습니다. 기계로 갈아놓은 고기를 사면 편하겠지만 고깃살이 너무 뭉개져서 씹는 맛이 덜하니 좀 귀찮아도 직접 칼을 들어야죠.
이 고기를 잘 치대서 둥그렇게 빚어 냉장실에서 몇 시간 숙성시키면 됩니다. 많이 만들어 냉동해두면 햄버거는 물론 뚝배기불고기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버거프레스입니다(제가 주방용품 사려고 요리를 하는 주객전도 스타일이라…).
제 것은 미국 엠코하우스워크amco houseworks 제품이랍니다. 랩을 깔고 고기를 담아 모양을 만들면 더 편하지요. 패스트푸드의 슬로푸드 변신, 냉동고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패티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