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혹은 접시?

by HER Report
cfile6.uf.216BE94C5555B6232E4471.jpg?zoom=1.25&w=700


도마 1 (사진 오른쪽) – 2013년 2월부터 3월에 걸쳐 아내와 한 달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소형 버스에 가까운 차를 몰고 출발하여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을 거쳐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갔다가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맛난 식당들을 가장 많이 가 본 경험은 스페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디에서나 맛난 Tapas를 맛볼 수 있었지만 마드리드 시내 한 복판에 위치한 유명한 Tapas Bar중의 한 곳인 En Estado Puro는 특히나 맛있는 타파스를 맛볼 수 있었던 곳입니다.


cfile27.uf.226A4D4C5555B6242ECAD7.jpg?zoom=1.25&resize=700%2C500


사진에서 보시는 레스토랑 모습과 음식들이 바로 이 곳에서 찍었던 것들입니다. 당시 벽에 걸린 “Tapas Language”라는 장식물이 마음에 들어 사진을 찍어두었었는데요.

cfile26.uf.2752F94C5555B6233EF36D.jpg?zoom=1.25&resize=700%2C500


그 해 아내 생일을 앞두고 방배동에 있는 도자기 가게에 들렀다가, 도자기 위에 그림을 그리면 따로 구워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하여 마침 시간도 있길래 바로 신청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신청하고 나면 아무런 무늬가 없는 도자기 중 하나를 골라 그리게 되는데요. 컵이나 그릇이 아닌 도마 모양의 판에 손이 갔습니다. 그림 실력도 없는 제가 무엇을 그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전화기를 꺼내어 사진 속에서 Tapas Language를 찾아내고는 이를 그대로 그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판을 밤색으로 칠한 뒤, 날카로운 것으로 긁어내는 방식이었는데요.


간단한 것처럼 보였는데도 세 시간 가까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국 아내에게 생일선물로 주었는데, 도마로서의 실용성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위에 무엇을 놓고 썰기는 조심스러운 것 같고, 쓴다면 치즈를 다른 곳에서 썬 후, 올려 놓는…그러고보니 도마라기보다는 접시에 가까운 ‘도마 접시’가 된 것 같습니다.


도마 2 – 2015년 1월 영국 데본 지역의 목공학교에서 한 주간 보석함 제작 수업을 들으면서 함께 만들었던 도마입니다. 한 주 동안 보석함 하나 만드는 것도 일정이 빡빡해서 뭐 하나 더 만들기는 힘들었는데요. 그래서 처음에는 선생님께 나무 좋은 것 하나 남는 것 있으면 쓱싹 잘라서 도마로 집에 가져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cfile30.uf.247C574C5555B62523717E.jpg?zoom=1.25&resize=700%2C500


선생님이 나무를 가져다주자 더 욕심이 생기더군요. 무언가 구멍을 뚫고 싶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그 동안 만들었던 책상이 총 세개인데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모두 구멍이 있습니다. 컴퓨터 줄등이 통과하기도 하구요.


cfile28.uf.2620114C5555B6260C2D2F.jpg?zoom=1.25&resize=700%2C500


하지만 시간은 없고, 이 구멍을 뚫기 위해서 견본을 하나 만들어야 하는데, 제가 디자인만 하고, 견본은 선생님이 직접 만들어주었습니다. 이 도마의 포인트는 정작 구멍을 뚫은 눈과 입 보다는 나무결로 된 코입니다:) 암튼 이 도마도 아직까지 유용성은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이 도마위에 음식을 놓고 썰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단언컨데, 이 도마 역시 다른 곳에서 치즈를 썰어 올려 놓는 장식 도마이거나 접시도마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번에는 단단한 나무를 그냥 사각형으로만 썰어 진정한 도마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닉 웹의 스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