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시와라 도자기

교토에서 짊어지고 온 고이시와라야키(小石原燒)

by HER Report
%EB%8F%84%EC%9E%90%EA%B8%B0-1.jpg?zoom=1.25&resize=700%2C933


요리 도구를(요리가 아니라^^) 워낙 좋아하다 보니 여행을 가면 늘 그곳의 그릇을 사게 됩니다. 그런데 그릇이라는 것이 무거운 데다가 하나만으로는 상 차리기 애매하다 보니 네다섯 개는 사야 하고, 쉽게 깨져서 트렁크에 넣지도 못하고 늘 들고 다니다 보니 어깨가 빠질 듯 아파 여행이 고달파집니다. 이렇게 힘들게 가져온 그릇을 집에 돌아와 꺼낼 때의 기쁨이란!


이번 여행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교토는 기요미즈야키나 교야키 등 지역 전통의 도자기가 유명합니다. 하지만 평소에 갖고 싶던 고이시와라야키(小石原燒)를 발견하는 바람에 다른 것들은 포기.


후쿠오카 고이시와라 지역에서 만드는 이 소박한 도자기는 어떤 음식을 올려 놓아도 잘 어울립니다. 백화장토의 태토 위에 굽칼을 튕겨서 문양을 만드는 도비간나(飛び鉋) 기법이 특히 매력적! 오이타(大分) 인근에서 만드는 온다야키(小鹿田燒)와 형…제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비슷한 문양입니다.


일본에서는 그릇 크기를 표현할 때 예전 방식대로 ‘촌寸’을 사용합니다(1촌이 3.3cm 정도라고 하네요). 6촌, 20cm 정도의 접시 4장과 7촌, 24cm 접시 한 장을 샀는데 어찌나 무겁던지. 살짝 우묵해 국물있는 음식을 올려도 좋고, 굽이 꽤 있어 테이블 위에서 입체적으로 보이는 장점이 있지요. 사실 그릇은 너무 가벼우면 오히려 쉽게 깨져서 적당한 무게가 기분 좋습니다. 가격도 착합니다. 집에 와서 풀어 놓고 보니 몇 장 더 살 걸 하는 후회가 생기네요.


일본은 지역마다 나름의 도자기 전통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물론 레스토랑과 카페에서도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도자기를 선택해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런 성공은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인 도공들 덕분이랍니다. 예전에 하기나 가라츠, 아리타와 이마리에 도자기 취재 갔을 때에도 조선 도공들의 기술과 미감이 기원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늘 들었습니다. 고이시와라야키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후쿠오카의 번주였던 구로다 미쓰유키가 데려간 조선 도공 핫산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하네요. 고향을 그리며 도자기를 만들던 도공들의 유적지에서 착잡한 마음이 들었지요.


작품으로서의 도자기가 아닌, 생활에서의 우리 도자기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네요. 여주,이천, 광주는 물론 청송과 전주 등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좋은 도자기를 많이 만들고 있으니 열심히 사서 쓰는 것으로 응원을 해야겠습니다.


%EB%8F%84%EC%9E%90%EA%B8%B0-2.jpg?zoom=1.25&resize=700%2C933


매거진의 이전글교토, B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