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 여행 #4
[HER Restaurants: 미국 포틀랜드, ‘Clyde Common’]
2007년 문을 연 ‘Clyde Common’ 레스토랑은 메뉴를 기획하면서 ‘domestic’과 ‘foreign’ 두 가지를 고려한다고 이야기한다. 미국 전통의 친근하고 부담없는 레서피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의 세련되고 깊이 있는 레서피를 적절하게 매치한다는 것이다.
에이스호텔과 같은 건물에 자리잡고 에이스호텔의 룸다이닝 서비스를 책임지기도 하는데 두 곳의 분위기가 ‘힙한’ 면에서 비슷하다. 널찍한 공간에(미국에서 제일 부러운 것은 역시 널찍널찍한 공간) 인테리어는 별다른 것 없이 미니멀하고 깔끔하다. 점심과 저녁식사, 늦은 시간의 칵테일 타임 등 항상 사람들이 많은 레스토랑이다.
계절에 맞게 비교적 간단한 메뉴를 선보이는데 대부분 맛이 좋다는 인정을 받는 곳이다. 시작은 해산물 플래터. 워싱턴 주의 굴과 새우칵테일, 마리네이트한 홍합이 나오는데 적절한 간 덕에 와인과 잘 어울린다.
배가 고픈 편은 아니어서 안주 위주로 달리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만든 햄과 돼지고기 소시지, 오리고기 리에트를 구운 빵에 곁들이는 샤퀴테리 보드를 하나, 고트치즈와 과일, 크래커를 함께 주는 치즈 보드를 또 하나. 먹기 편하게 커다란 나무 보드에 아예 함께 담아주었다.
결국 이 집의 보드 세 가지를 모두 먹는 바람에 서빙하던 스탭도 놀라는 상황. 칵테일과 위스키, 와인을 마구 시켜 마시고 조금 허전해서 전채 메뉴에 나와 있는 돼지고기 스페어 립을 시켰다. 달콤한 허니글레이즈를 발라 잘 구운 돼지고기에 기름에 튀긴 비스킷이 함께 나와 양이 꽤 많다 보니 메인을 먹기가 불가능한 상황.
배가 불러서 디저트도 건너 뛰려 했는데 이 집의 가장 유명한 디저트인 ‘warm cruella doughnut’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말에... 뜨겁고 부드러운 도넛에 스텀프타운 커피로 만든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한 스푼 올라가 있는데 하나 더 시켜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레스토랑 브로셔에는 셰프와 바텐더, 서빙하는 직원들의 이름이 써있고 식자재 공급업자들의 리스트도 나와 있다. 누가 무얼 어떻게 만들고 책임지는지 공유하는 느낌이다. 캐주얼한 분위기인데 음식은 아주 맛있고 레스토랑 한쪽에 자리한 바가 유명하니 가능하면 칵테일은 한번 맛보시기를.
에이스호텔에 머무르지 않아도 가볼 만한 포틀랜드의 레스토랑!
1014 SW Harvey Milk st. Portland